더불어민주당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등을 국회 내란국정조사특별위원회 증인으로 채택했다. 12·3 비상계엄 선포 직후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긴급하게 열린 ‘F4 회의’에서 계엄 성공을 전제로 국정 운영 관련 돈줄 마련을 논의했다는 주장이다. “시장 안정 조치를 위해 긴급하게 열린 경제 당국자 회의마저 비상계엄 동조 행위로 몰아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조특위는 7일 전체회의를 열어 173명을 기관 증인으로 채택했다. 여기에는 최 권한대행, 이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 12·3 계엄 당일 F4 회의 참석자가 포함됐다. 민병덕 민주당 의원은 “F4 회의에서 시장에 유동성을 무제한 공급하기로 했고, 내란의 돈줄을 마련하려는 회의를 계엄 선포 직후에 했다”며 증인 채택 필요성을 주장했다. 계엄 선포 직후 윤석열 대통령이 최 권한대행에게 계엄 관련 예비비를 확보하라는 내용의 쪽지를 전달했는데, 이 쪽지 내용을 보고 최 권한대행 등이 F4 회의를 소집해 관련 논의를 했다는 취지다.

최 권한대행은 F4 회의 전에는 쪽지 내용을 확인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도 “이 총재가 비상계엄과 무슨 연관이 있어서 증인으로 채택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채택된 증인 명단에는 국군방첩사령부와 국방부 직할부대(국직부대) 소속 보안 인물이 상당수 포함됐다. 보안 인물의 이름은 물론 얼굴, 목소리 등이 외부에 노출되며 신원이 공개될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은 “향후 정상적인 군 임무 수행에 큰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