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 호텔에서 진행된 'CES 2025 삼성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 호텔에서 진행된 'CES 2025 삼성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LG전자가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 개막을 앞두고 인공지능(AI) 전략을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사용자 필요에 맞춰 초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홈 AI' 비전을 제시했고, LG전자는 AI 기반으로 일상 속 물리적 공간과 가상환경이 연결되는 '총체적 경험'을 강조했다.

"모두를 위한 AI"…삼성, '홈 AI' 비전 발표

삼성전자는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CES 2025 삼성 프레스 콘퍼런스'를 열었다. 이 자리에선 '모두를 위한 AI: 경험과 혁신의 확장'을 주제로 홈 AI 비전이 공개됐다.

홈 AI는 AI와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스마트싱스'로 연결성을 강화해 사용자 주거 형태와 생활양식을 반영한 개인화된 AI 경험을 구현하는 게 골자다. 가족의 일상 생활은 물론 업무·여가 등 다양한 상황과 패턴을 구분하고 이해할 뿐 아니라 '공간 AI'를 통해 집안 사물·공간을 분석해 고도화된 솔루션을 제안한다.

삼성전자는 공간 AI 기반의 '스마트싱스 앰비언트 센싱' 기술을 소개했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연결된 기기들을 활용해 사용 패턴과 움직임, 주변 소리를 감지·분석한 것을 토대로 집안 정보를 요약하거나 조치가 필요한 상황에서 알림을 제공하고 기기를 제어하도록 제안한다.

홈 AI를 뒷받침할 신제품도 공개됐다. '갤럭시 북5 프로·북360은 갤럭시 AI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코파일럿+ PC'를 탑재했다. 화면 속 이미지·텍스트를 빠르게 검색할 수 있는 'AI 셀렉트', 화질이 낮은 사진을 선명하게 보정하는 '사진 리마스터' 등의 AI 기능을 갖췄다.

갤럭시 링·워치와 같이 개인 웨어러블 기기로 수집한 건강 지표를 AI로 분석해 수면, 식이 관리 등 맞춤형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삼성 헬스'도 소개됐다.

AI 스크린·차량용 스마트싱스 등 'AI 경험' 확장

AI 스크린의 방향성은 '비전 AI'로 명명했다. TV 전반에 AI 기능을 적용해 사용자 취향과 의도를 미리 파악하고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는 '삼성 비전 AI'를 2025년도 TV 신제품부터 적용한다. 시청 중인 콘텐츠에서 클릭 한 번으로 원하는 정보를 찾는 '클릭 투 서치', 외국어 콘텐츠 자막을 바로 우리말로 바꾸는 '실시간 번역' 등을 이용할 수 있다.

터치형 스크린을 탑재한 가전 신제품도 선보였다. 스크린 가전을 통해 집안에 연결된 기기들을 제어하고 영상·음악을 감상하거나 전화를 받을 수도 있다. 9형 터치스크린을 갖춘 냉장고 신제품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가 대표적이다.

차량용 스미트싱스 역시 공개했다. 차량 위치를 찾는 '스마트싱스 파인드' 기능을 갖췄고 탑승 전 스마트싱스로 원격 제어도 가능하다. 선박용 스마트싱스를 적용한 선박 솔루션도 최초로 선보였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삼성전자가 가진 독보적 홈 AI 혁신을 집을 넘어 산업과 사회로 확장해 미래 100년까지 혁신 리더십을 지속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최고경영자·CEO)이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 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LG 월드 프리미어'에서 AI 혁신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제공
조주완 LG전자 사장(최고경영자·CEO)이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 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LG 월드 프리미어'에서 AI 혁신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제공

LG전자, AI 중심 '총체적 경험' 강조…'AI홈' 제시

LG전자도 같은 날 '공감지능과 함께하는 일상의 라이프스 굿'을 주제로 한 LG 월드 프리미어를 열어 미디어·파트너사를 대상으로 미래 비전을 발표했다.

LG전자는 AI를 바탕으로 한 '총체적 경험'을 강조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최고경영자·CEO)은 "일상의 다양한 공간에서 제품과 서비스가 매끄럽게 연결되는 총체적인 경험이야말로 공감지능이 제공할 수 있는 차별적 고객가치이자 다른 AI 기술과 구별되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맥락에서 LG전자는 기술적 관점의 '인공지능' 대신 사용자에게 초점을 맞춘 '공감지능'이란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총체적 경험을 구현하는 필수 요로소는 △커넥티드 디바이스 △AI 에이전트 △통합 서비스 등을 꼽았다.

AI와 고객 간 접점을 형성하는 커넥티드 디바이스는 LG전자의 가장 큰 자산 중 하나다. LG전자는 전 세계 수억대에 달하는 스마트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엔 글로벌 스마트홈 플랫폼 기업 '앳홈'을 인수해 170개가 넘는 전 세계 IoT 기기 브랜드들과 연결성을 확장했다.

AI 에이전트로는 AI홈의 두뇌 역할을 하는 'LG 퓨론'을 발전시켜 나간다. LG 퓨론은 거대언어모델(LLM) 기반의 생성형 AI에 실시간 공간 센싱과 고객별 생활 패턴 데이터를 결합했다. 이를 토대로 고객의 상황·맥락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기기와 서비스를 제어할 수 있다.

"인공지능 대신 공감지능"…일상 속 변화 강조

통합 서비스 제공을 위한 MS와의 전략적 파트너십도 발표했다. LG전자가 집·차량·상업용 공간 등 다양한 공간에서 보유한 제품과 고객 인사이트에 MS의 AI 기술을 결합해 공감지능 통합 서비스를 구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들 기업은 집을 넘어 차량, 호텔, 사무실 등 다양한 공간에 활용되는 AI 에이전트를 개발하고고도화한다. LG전자는 이동형 AI홈 허브(프로젝트명 Q9)가 고객과 원활하게 소통하도록 MS의 음성인식·음성합성 기술을 활용해 왔다.

LG전자는 연극 형태로 일상 속 변화를 선보이기도 했다. 잠에서 깬 사용자에게 온디바이스 AI허브가 "지난 밤 기침 소리가 들려 방의 온도를 높였다"고 말하는 모습이나 운전자·차량 공간 감지 솔루션(AI 인캐빈 센싱)으로 매일 챙기던 텀블러를 놓고 온 것을 인식해 "가다 커피를 사겠냐"고 제안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AI 신제품도 공개됐다. 공간 크기·형태, 음악 장르를 감지해 최적화된 소리로 보정해주는 무선 오디오 브랜드 'LG 엑스붐', 사용 이력을 고려해 맞춤형 결과를 찾아주는 챗봇 등 온디바이스 AI로 업무 효율성을 끌어올린 AI PC 'LG 그램' 등을 선보였다.

조 사장은 "LG전자의 궁극적인 목표는 언제 어디서나 공감지능을 통해 총체적인 고객 경험을 창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