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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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미디어 공룡' 월트디즈니컴퍼니가 스포츠 특화 콘텐츠를 제작하는 온라인 스트리밍 업체 푸보TV를 합병해 자사 훌루+라이브TV와 결합하기로 합의했다. 이로써 스트리밍 시장에서 구글의 유튜브TV에 대항할 새로운 강자가 탄생할 전망이다.

디즈니는 6일(현지시간) 푸보TV와 합병을 위한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디즈니가 새로 만들어질 합작 회사의 70% 지분을 소유하는 구조다. 거래는 12~18개월 내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합병 후 푸보TV와 훌루+라이브TV를 통합한 서비스는 북미에서 총 62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해, 유튜브TV에 이어 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하게 된다.

2015년 축구 경기 생중계 서비스로 시작한 푸보는 16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스포츠·뉴스 중심 채널로 성장했다. 훌루+라이브TV 역시 약 100개의 라이브 TV 채널(스포츠, 뉴스, 쇼 등)을 제공하며 기존 케이블TV의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두 서비스를 결합하면 케이블TV 대안을 찾는 소비자들을 효과적으로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디즈니는 이번 합병을 통해 푸보TV의 강점인 스포츠 콘텐츠와 자사의 ESPN 네트워크를 결합해 새로운 스포츠 스트리밍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저스틴 워브룩 디즈니 부사장은 "이번 합병은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선택권과 유연성을 제공할 것"이라며 "향후 다양한 프로그램 패키지와 더 매력적인 가격대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합작 회사는 데이비드 갠들러 푸보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데이비드 갠들러가 이끌 예정이다. 갠들러 CEO는 "이번 합병은 푸보의 재무 상태를 강화하고 현금 흐름을 긍정적으로 전환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합병 발표 이후 푸보TV 주가는 뉴욕증시에서 장중 245% 폭등했다. 디즈니 주가도 1.5% 상승했다.

이번 거래로 푸보TV와 디즈니는 디즈니, 폭스,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WBD)가 손잡고 내놓은 스포츠 스트리밍 서비스 '베누스포츠'와 관련된 소송을 해결했다. 푸보TV는 이 서비스가 반경쟁적이라며 디즈니, 폭스, WBD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베누의 출시가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디즈니와 푸보TV 간 합병이 완료되면 디즈니, 폭스, WBD는 푸보TV에 베누스포츠와 관련해 2억2000만달러를 현금으로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