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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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과 복권, 둘 중 어떤 것을 선택하시겠습니까?” 화제의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2’는 안정과 탐욕 사이에서 선택을 요구한다. 딱지남의 실험 대상이 된 노숙인들은 확실하지만 낮은 수익, 불확실하지만 높은 수익 사이에서 모두 후자를 택한다. 복권 당첨 확률이 극히 낮다는 점을 냉철하게 판단할 경제적, 정신적 여유가 없는 탓이다.

2025년 경제 환경은 쉽지 않다는 전망이 가득하다. 어지러운 상황이 전개되다 보면 투자자의 판단력이 흐려질 수 있다. 빵과 복권 중 복권에 베팅하고픈 마음이 들지도 모른다. 탐욕을 경계하며 후회하지 않을 투자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연초에 큰 그림의 전략을 수립해 방향성을 잡을 필요가 있다. 2025년 연금 및 노후 자산 투자에서 생각해볼 키워드를 올해의 동물 뱀을 뜻하는 영단어 ‘SNAKE’로 정리해봤다.

S: Senior population (초고령사회 진입)

당초 예상은 2025년일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고령화 속도는 생각보다 더 빨랐다. 2025년을 1주일 앞두고 한국은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어서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사회·경제 구조가 근본적으로 바뀌는 중대한 전환점이다. 인구 구조 변화로 인한 저성장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초고령사회의 수혜를 받을 기술, 산업,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

N: New India (인도의 새로운 도약)

글로벌 자산 배분에서 인도에 대한 관심은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024년 6.8%라는 세계 최고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인도는 올해 일본을 제치고 명목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4위 국가로 올라설 것으로 기대된다. 인도 시장에 투자하는 글로벌 기업은 인도의 젊은 노동력과 강력한 소비 성장세에 주목하는 동시에 미·중 무역 갈등 속에서 글로벌 생산 기지로서 입지가 강화되는 점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A: America first (미국 우선주의)

재선에 성공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미국 우선주의’ 행보가 거침없다. 강력한 관세 정책과 보호무역주의를 밀어붙이며 글로벌 경제에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과 양자 컴퓨팅 등 첨단 기술을 둘러싸고 미·중 간 기술 패권 경쟁도 심화하고 있다. 내 연금 포트폴리오가 미국 우선주의의 폭풍이 가져올 리스크에 대비돼 있는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K: Keep resilient (불확실성을 이기는 회복력)

올해는 대내외적으로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연금 투자자들은 다양한 시장 변동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시장의 출렁임에 초연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연금 투자의 장점은 투자 지평이 길다는 것이다. 시장의 하락을 손실이 아니라 저가 매수 관점에서 접근한다면 포트폴리오의 장기 수익률을 제고할 수 있다. 변동성에 대응하기 어렵게 느껴진다면 로보어드바이저 같은 자동 자산 배분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유효한 방법이다.

E: Everything, everywhere, AI (모든 것은 AI로 통하다)

빅테크 기업이 AI 에이전트 서비스에 주력하면서 AI는 우리 삶에 더욱 깊숙이 스며들고 있다. 시시각각 새롭게 업그레이드되는 AI는 단순 정보 제공을 넘어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통해 일상을 혁신하고 있다. 한층 강력해진 AI를 투자 비서로 활용하면서 아이디어를 얻고 자산 운용에 활용하는 것도 효과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다.

지금은 안정적인 노후 자산 관리를 위해 신중한 선택과 준비된 전략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다. 불확실성 속에서 기회를 포착하고 위기를 희망으로 만들어 나가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해본다.

오현민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수석매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