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뒤 초콜릿 사라진다"…초콜릿 업계, 대체 재료 개발에 박차 [원자재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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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아 가격이 급등하면서 초콜릿 및 제과업체들이 대체 재료 개발에 적극적으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세포 배양 코코아를 활용해 안정적인 고품질 코코아 공급을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유럽 스타트업 플래닛A푸드는 해바라기 씨앗을 설탕과 식물성 오일과 혼합해 초콜릿을 만든다. 사라 마쿼트 플래닛A푸드 공동 창업자 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코코아 맛의 80%는 코코아 콩 자체가 아니라 가공 과정에서 나온다"며 "코코아 콩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플래닛A푸드처럼 코코아 없이 초콜릿을 만드는 스타트업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벤처 투자자인 길 호르스키는 이를 '코코아테크'라고 명명하며, 코코아 대체 기술에 대한 투자와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경에는 급감하는 코코아 공급 문제가 있다. 미할 베레시 골롬 셀레스트바이오 최고경영자(CEO)는 "코코아의 공급 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20년 내 초콜릿이 사라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코코아 가격은 주요 원자재 중 가장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였다. 서아프리카의 생산량 감소로 공급 부족이 심화되며 코코아 가격은 약 3배(185%) 상승해 비트코인의 연간 수익률(128%)을 넘어섰다. 세계 최대 코코아 생산지인 서아프리카에서 악천후와 작물 질병이 기승을 부린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코코아 선물 가격은 여전히 t당 1만달러를 웃돌고 있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는 올해도 작물 질병으로 인한 공급 차질과 늘어나는 초콜릿 수요로 인해 코코아 가격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오레오 제조사인 미국 제과업체 몬델리즈인터내셔널은 이달 초 2022년에 설립된 이스라엘 스타트업 셀레스트바이오의 450만달러 초기 투자 라운드에 참여했다. 셀레스트바이오는 세포 배양 코코아를 활용한 초콜릿이 2027년 시장에 출시, 생산이 확대되면 코코아 가격이 2024년 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핀란드 식품 기업 파제르도 2022년부터 핀란드 최대 국립기술연구기관 VTT와 협력해 세포 배양 코코아를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맥아 호밀과 코코넛 오일을 사용한 코코아 없는 초콜릿을 출시했다. 세계 최대 곡물회사 카길은 미국 식품 기업 보야지푸드와 협력해 코코아, 땅콩, 헤이즐넛 없이 초콜릿 및 견과류 스프레드를 생산하고 있다. 이 제품들은 포도씨, 해바라기 단백질 가루, 설탕, 지방, 천연 향료를 사용해 만들어진다. 영국 식품 원료 회사 테이트앤라일은 바이오하베스트사이언스와 협력해 합성 식물 유래 분자에서 추출한 감미료를 개발 중이다.
그러나 대체 원료 제품은 규제와 소비자 기대치를 동시에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대체 원료를 사용한 파제르의 초콜릿바는 유럽연합(EU) 규정에 따라 '초콜릿'이 아닌 '태블릿 캔디'로 분류된다. 세포 배양 코코아 역시 EU의 승인 절차에서 많은 난관이 예상된다. 기존 초콜릿과 유사한 맛과 질감을 낼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
유럽 스타트업 플래닛A푸드는 해바라기 씨앗을 설탕과 식물성 오일과 혼합해 초콜릿을 만든다. 사라 마쿼트 플래닛A푸드 공동 창업자 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코코아 맛의 80%는 코코아 콩 자체가 아니라 가공 과정에서 나온다"며 "코코아 콩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플래닛A푸드처럼 코코아 없이 초콜릿을 만드는 스타트업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벤처 투자자인 길 호르스키는 이를 '코코아테크'라고 명명하며, 코코아 대체 기술에 대한 투자와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경에는 급감하는 코코아 공급 문제가 있다. 미할 베레시 골롬 셀레스트바이오 최고경영자(CEO)는 "코코아의 공급 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20년 내 초콜릿이 사라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코코아 가격은 주요 원자재 중 가장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였다. 서아프리카의 생산량 감소로 공급 부족이 심화되며 코코아 가격은 약 3배(185%) 상승해 비트코인의 연간 수익률(128%)을 넘어섰다. 세계 최대 코코아 생산지인 서아프리카에서 악천후와 작물 질병이 기승을 부린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코코아 선물 가격은 여전히 t당 1만달러를 웃돌고 있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는 올해도 작물 질병으로 인한 공급 차질과 늘어나는 초콜릿 수요로 인해 코코아 가격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오레오 제조사인 미국 제과업체 몬델리즈인터내셔널은 이달 초 2022년에 설립된 이스라엘 스타트업 셀레스트바이오의 450만달러 초기 투자 라운드에 참여했다. 셀레스트바이오는 세포 배양 코코아를 활용한 초콜릿이 2027년 시장에 출시, 생산이 확대되면 코코아 가격이 2024년 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핀란드 식품 기업 파제르도 2022년부터 핀란드 최대 국립기술연구기관 VTT와 협력해 세포 배양 코코아를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맥아 호밀과 코코넛 오일을 사용한 코코아 없는 초콜릿을 출시했다. 세계 최대 곡물회사 카길은 미국 식품 기업 보야지푸드와 협력해 코코아, 땅콩, 헤이즐넛 없이 초콜릿 및 견과류 스프레드를 생산하고 있다. 이 제품들은 포도씨, 해바라기 단백질 가루, 설탕, 지방, 천연 향료를 사용해 만들어진다. 영국 식품 원료 회사 테이트앤라일은 바이오하베스트사이언스와 협력해 합성 식물 유래 분자에서 추출한 감미료를 개발 중이다.
그러나 대체 원료 제품은 규제와 소비자 기대치를 동시에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대체 원료를 사용한 파제르의 초콜릿바는 유럽연합(EU) 규정에 따라 '초콜릿'이 아닌 '태블릿 캔디'로 분류된다. 세포 배양 코코아 역시 EU의 승인 절차에서 많은 난관이 예상된다. 기존 초콜릿과 유사한 맛과 질감을 낼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