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킹콩by스타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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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채수빈이 부부 호흡을 맞춘 유연석과 돈독한 관계와 주변의 반응을 전했다.

채수빈은 8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킹콩by스타쉽 사옥에서 진행된 MBC 금토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 종영 인터뷰에서 "같은 소속사라도 같이 작품을 하지 않으면 친해지기 힘들다"며 "(유)연석 오빠와는 이번에 작품을 하면서 서서히 자연스럽게 친해졌다. 맛있는 많이 사주는 좋으신 분이다"고 말했다.

'지금 거신 전화는'은 협박 전화로 시작된, 정략결혼 3년 차 쇼윈도 부부의 시크릿 로맨스 스릴러를 담은 작품. 동명의 인기 웹소설을 원작으로 했고, 방영 내내 화제성 지수 1위에 오르는가 하면, 국내뿐 아니라 넷플릭스를 통해 해외에서도 선보여지면서 남미, 동남아 지역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채수빈은 우리나라 최고 언론사주 둘째 딸이자 차기 대권주자의 며느리이며 국민들의 절대적인 신뢰와 지지를 받는 대통령실 대변인의 아내이지만 함묵증과 무기력증, 울화병으로 속은 곪아 터지기 직전인 홍희주 역을 맡아 유연석과 부부 호흡을 맞췄다.

채수빈은 "초반엔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이고, (유)연석 오빠도 먼저 다가오는 느낌보다는, 작품 초반에 희주 사언이 거리감이 있다 보니 그 극의 흐름에 따라 조금씩 더 가까워진 거 같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후반부 몰아치듯 등장했던 스킨십 장면을 비롯해 마지막 회에 화제가 됐던 진한 키스신에 대해서 "엄마는 좋아하시는데 아빠는 못 보신다"며 "마지막 회는 가족 모임이 있었는데, 저 혼자 몰래 숨죽여 시청했다"고 고백해 웃음을 자아냈다.

채수빈은 함묵증에 걸린 수어통역사라는 설정에 맞춰 능숙하게 수어를 소화하는가 하면 수줍으면서도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는 홍희주를 표현하며 극의 인기를 견인했다는 평이다.

채수빈은 "촬영 2달 전부터 열심히 준비했다"며 "소질 있다는 칭찬도 들었다"고 말하며 웃었다. 그러면서 지난 연말 MBC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수상 소감을 수어로 준비한 것에 대해 "배워보니 정말 예쁜 언어인데, 다른 언어에 비해 소외됐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저희 작품을 통해 사람들이 수어에 관심을 가져주시는 게 감사했고, 그래서 수어 소감을 준비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다음은 채수빈과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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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 사랑을 받으며 마무리됐다. 의미가 남다를 거 같다.

많은 사랑을 주셔서 아직 실감도 많이 안 난다. 해외에서 반응이 좋다 보니, 단체 관람 같은 것들이 SNS에 뜬 거 보면 신기하고 감사하다.

▲ 이번 작품에 준비할 것들이 많았다.

쉽지 않았다. 일상생활에서 쓰지 않는 언어다 보니 그 언어를 배우고 사용하는 것도 어려웠고, 언어로 표현하는 게 많은데 그걸 못하게 되니 이 역할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한정이 되는 부분이 있었다. 수어는 저에겐 연습해서 하는 거지만, 희주에겐 소통 방식이다. 우리가 말할 때 신경 써서 하지 않듯, 물 흐르듯 나와야 해서 촬영 전까지 수어 연습에 매달렸다. 그 와중에 한국 수어, 외국어 수어, 뉴스 통역도 다르더라. 드라마 팀에서도 경험이 많지 않다 보니 시행착오도 겪었다. 그래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지만 잘하고 싶어 욕심을 냈는데, 칭찬해주셔서 감사하다.

▲ 몇 달 정도 배운 걸까.

촬영 2달 전부터 매일 연습했다. 분량도 많지 않나. 통역 장면은 더 어렵더라. 제가 말하는 대사로 '좋아', '싫어' 이러는 건 제 템포에 맞추면 되는데 통역은 상대방에게 맞춰야 해서 그게 어려웠다. 쉬운 수어가 아니었다. '한국과 이집트의 상호보완적인' 이런 어려운 말이니까 안무가 나오듯 술술 나올 수 있도록 매일 밤 연습하곤 했다. 그랬더니 잘한다고 칭찬받았다. 재능있다고 해주셨다. 제 수어 실력은 저 초등학생 때 영어 수준 정도 되는 거 같다. 기본 회화 정도.(웃음)

▲ 수상 소감도 수어로 해 화제가 됐다.

희주를 통해 수어를 배웠는데, 예쁜 언어더라. 그리고 소외된 거 같았다. 영어 말고도 다른 외국어는 '안녕하세요' 정도는 아는데, 수어는 잘 모르지 않나. 그런 것들이 드라마를 통해 알려지고, '괜찮아', '안녕하세요' 수어를 조카들이 하는 걸 보며 '좋은 영향력을 끼치는구나, 감사하다' 느껴지더라. 희주로 받는 상이니 수상 소감도 수어라는 언어로 소통하고 싶었고, 그래서 준비하게 됐다.

▲ 하지만 초반에 수어가 손가락욕과 비슷한 부분으로 '비하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우리 작품은 소통에 대한 얘긴데, 더 예민하게 봤어야 하는데 죄송하다. 그런 의도는 아니었지만, 그렇게 비친다는 것에 더 배려했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 유연석과의 호흡은 어땠나.

너무 좋았다. 선배로서 정말 많이 현장을 이끌어주고 도움을 많이 받았다. 연석 오빠가 없었다면 흘러갈 수 없었을 거라고 생각될 정도로 도움을 줬다. 선배로서 잘 이끌어줬다. 세트장에서 음식 시켜 먹거나 할 때, 같은 회사다 보니 경비가 같이 되는 장점이 있더라.(웃음) 그 외에 배우들, 스태프 밥도 저뿐 아니라 정말 많이 사주셨다. 지방 촬영가도 다들 모아서 밥을 사주셨다. 맛있는 거 사주는 좋은 사람이다.

▲ 유연석과 같은 회사임에도 원래 친한 사이는 아니었다고 하더라.

같은 회사라고 해도 작품을 같이 하지 않는 이상 만날 일이 많진 않다. 그래서 친해지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그리고 초반엔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이고, (유)연석 오빠도 먼저 다가오는 느낌보다는, 작품 초반에 희주 사언이 거리감이 있다 보니 그 극의 흐름에 따라 조금씩 더 가까워진 거 같다.

▲ 사귀라는 반응도 많았다.

감사하다. 호흡이 좋아서 그렇게 말씀해주시는 거니까. 저도 외국 드라마 보면 '만났으면 좋겠다' 이런 기분이 들 때가 있다. 그런 마음 같더라.

▲ 연말에 베스트커플상도 받았다.

저는 기대했었다. (웃음) 제가 MC를 맡아서 동선 체크를 하길래 대기실에 가서 '우리 줄 건가 봐' 이렇게 호들갑을 떨었다.(웃음) 그런데 정작 수상 후엔 서로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 희주의 매력은 뭘까.

수동적이고 억압된 삶 속에 살아가는 거 같은데 똘끼가 있지 않나. 그게 멋있고 매력 있었다. 확 질러버리는 지점이. 그러지 않았다면 사랑받지 못했을 거 같다. 아르간에 가는 것도. 희주에겐 한국에 있는 시간이 의미 없었다고 생각한 거 같다. 가서 죽는 것도 두렵지 않다는 게 진짜 희주의 마음 같다. 실제 저라면 안 갔을 거다. 무섭다.(웃음)

▲ 배우들도 마지막회를 같이 봤다고 하더라.

저는 함께하지 못했다. 개인 일정이 있어서 할머니 댁에 갔다. 그래도 가족들과 같이 보진 못했다. 아빠가 못 견디실 거 같더라.(웃음) 그래서 저는 혼자 숨죽이고 봤다. 원래 엄마는 '재밌다'하고 보고, 아빠는 주변에 추천도 하고 자랑도 하셨다는데. 이번엔 못 보셨을 거 같다. 아빠가 원래 키스신을 못 보신다. 그냥 꺼버리신다. 그러니 얼마나 힘드셨겠나. 이번 작품이.

▲ 주변의 반응은 어땠나.

김상중 선배님이랑 '역적' 이후 아직도 연락하며 조언을 많이 구한다. '아부지, 이러저러한데 어떻게 하냐' 항상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신다. 그런데 첫 작품 끝나고 난 후 '잘했다'고 칭찬받았다. 또 신기했던 게, 주변에서도 스타일리스트분들이나 이런 분들이 작품을 준비하면서 '희주토끼'라고 애칭을 지어주셨는데, 드라마 나오고 나서 '토끼' 애칭이 생기더라. 이전까지 전 나무늘보였다. 나무늘보를 닮아서 '채수빈 나무늘보' 치면 나올 정도다. 그런데 이제 토끼가 됐다.

▲ 가장 기억에 남는 피드백은 뭘까.

'팔척토끼'다. 제가 좀 길다.(웃음) 그래서 그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 백사언의 주옥같은 대사들이 많았다. 기억에 남는 게 있었나.

'너를 과소평가하는 건 나쁜 버릇이다, 그 나쁜 버릇 어떻게 고쳐줄까' 하는 대사가 생각난다. 저도 대사가 일상 화법이 아니다 보니 대본을 볼 땐 '어떻게 해야 하나' 싶은데, 연기를 할 땐 몰입이 됐다. 낯간지럽지만 그게 통했던 거 같다. 저 역시 어떤 톤을 잡을까 고민했지만, 현장에선 어려움이 없었다.

▲ 후반부에 갈수록 애정 장면이 많았다. 비하인드 영상에서 아이디어를 직접 준비 많이 했던 거 같더라.

이번 작품은 서로의 의견을 많이 나누고 소통한 작품 같았다. 애정 장면뿐 아니라 다른 감정 장면도 그렇고, 병원에서 있던 장면도 이런저런 얘길 많이 나누며 만들어갔다. 새로운 경험이었다.

▲ 벌써 데뷔한 지 12년이다.

이번 작품 할 때 많이 힘들었다. 대사를 하지 못하니 손발이 묶인 느낌이었고, 돌아서서 생각하면 '이래볼걸', '저래볼걸' 아쉬움은 남았다. 연기적으로 이런저런 걸림돌에 부딪힐 때 스트레스도 받고 힘들었다. 그런데 이제는 능숙하게 잘 대처해서 다채롭게 표현할 수 있을 거 같다.

▲ 이번 작품으로 스스로 점수를 준다면 얼마나 줄 수 있을까.

아직 가야 할 길이 멀고, 해야 할 것들이 많으니까. 촬영장에서 내 마음대로 안 될 때도 있고, 촬영할 때 한계를 느낄 때도 있다. 납치 장면도 한 번에 쭉 가는 거 같은데, 여러 컷으로 복잡하게 갔다. 그 장면을 이틀을 찍었다. 저도 사람이라 감정이 빌드업돼 터져야 하는 데 기술적인 문제 때문에 마음처럼 안 되는 지점이 있었다. 그런데 사람들은 모르지 않나. 그래서 더 집중해서 잘 해내야 하는데, 그런 아쉬움이 남더라.

▲ 힘들 땐 어떻게 극복하나.

그냥 운다. 누워서 자기 전에 '흑흑' 한다. 그래도 나라도 나를 믿어줘야 한다는 생각으로 한다. 이런저런 힘든 일들 때문에 고민하고, 이렇게 아프지 않고, 힘들지 않으면 좋은 연기가 나오지 않을 거라고 선배들이 얘기해주셔서 '더 잘해봐야지'라고 생각했다.

▲ 이번에 조카와 직접 촬영하기도 했다.

너무 좋은 추억이었다. 그 시기라 가능한 거 아닌가. 보육원에서 아기를 안아준다는 설정이 대본에 짧게 나왔는데, 그걸 보자마자 감독님께 달려가서 '아기 캐스팅 됐냐'고 했다. 그래서 우리 조카 사진을 보여주면서 꽂아줬다.(웃음) 조카와의 호흡은 좋았다. 애가 낯을 가려서 할머니, 엄마, 아빠는 괜찮은데 저한테 오면 운다. 그런데 울어야 하는 장면이라 애가 잘 울었다. 그리고 할머니인 저희 엄마가 안아주니 잠들었다. 애가 한번 자면 잘 안 깬다. 그래서 달래는 장면은 안고 하니 너무 편했다. 그날 촬영장에 저희 엄마, 언니, 형부 다 같이 출동했다. 캐스팅 후 걱정이 돼 엄마랑 언니한테 물어봤는데 다들 좋아하더라. 조카에겐 이모가 얼마나 힘들게 돈을 버는지 겪어보라고 했다. 그래도 수월하게 금방 끝났다.

▲ 조카 바보인거 같다. 조카가 커서 배우 한다고 하면 어떡할 건가.

조카가 너무 좋다. 그래도 아이가 커서 배우 한다고 하면 안 도와줄 거다. 데뷔는 꽂아줬지만(웃음), 스스로 헤쳐 나가야 한다.

▲ 작품도 부부 생활에 대한 얘기고, 결혼에 대한 생각도 들었을 거 같다.

주변에서 친한 동네 친구 셋이 다 결혼했다. 그래서 '결혼하면 이렇게 행복한가' 싶은데, 아직은 더 일하고 싶다. 가치관과 결이 잘 맞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 올해로 30세다. 어떤 30대를 계획하고 있을까.

배우라는 직업이 미래가 보장된 직업이 아니다. 20대 땐 '연기하면 행복하다', '즐겁다' 이랬는데, 이제 마음가짐이 달라진 거 같다. 치열하게 연기하고, 연구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좋은 배우, 좋은 연기를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제가 계획형 인간은 아니다. 계획대로 되는 것도 없고. 30대가 되니 다 변하는 거 같아서 울면서 일기도 썼는데, 이제는 그 변화를 잘 받아들이면서 잘 적응하고 싶다.

▲ 연기 외엔 어떻게 지내나.

집에서 누워 있다. 시리얼 말아서 먹으면서 뭘 보고, 그러다 눕고. 그러다 안 되겠다 싶으면 운동 좀 하고, 피부과도 가고 그러다가 다시 눕는다.(웃음)

▲ 그런데도 연극, 드라마, 영화 등 다방면으로 활동하고 있다. 유튜브는 3년째 업데이트가 안 되고 있지만.

제가 사진도 잘 안 찍고 그런다. 음식도 안 찍고 먹기 바쁘고. 촬영하고 이런 게 어렵게 느껴졌다. 작품을 하거나 할 땐 신경 쓰기 힘들어서 조금 쉬었는데, 여유가 생기면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길 거 같다. 연극은 너무 좋아해서 하고 싶은데, 아직 잡힌 건 없다. 그래도 연극은 꾸준히 도전하고 싶다. 매체를 통해 느끼는 지점이 있고, 연극을 할 때 객석에서 주는 에너지가 다르다. 그 지점 때문에 놓지 못하는 거 같다.

▲ 차기작이 정해졌다.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 촬영은 모두 끝났고, 영화 개봉을 하면 또 인사드릴 수 있지 않을까.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