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나무가 대기 정화하고, 로봇 보트가 수질 체크…CES에서 본 미래도시[CES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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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보다 얇은 태양광 패널이 부착된 헤드폰을 착용한 사람이 강변을 산책한다. 산책길 옆으로는 조명이 달린 ‘탄소 나무’가 탄소를 포집한다. 강 위로는 로봇 보트가 물 위를 떠다니며 수질 오염을 체크하고, 산책길 옆에서는 누군가가 수명이 다한 폐배터리를 토양의 거름으로 준다.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공식 개막한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5’에서 만나본 미래 도시의 모습이다. 올해 CES에선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고 에너지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기술이 대거 공개됐다. 신기술은 단순히 전력 효율성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인공지능(AI)을 탑재하고 분해가 쉬운 소재로 제작해 미래의 환경 훼손 가능성까지 예방한 게 특징이다.
이산화탄소 포집이 공기 정화 목적만 있는 건 아니다. 포집한 이산화탄소는 스마트팜으로 투입돼 자라는 식물의 생장 속도를 높이는 데 활용된다. AI는 한 달여 간 스마트팜에서 자라는 식물의 생장 속도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며 학습한다. 학습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알맞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주입하는 방식이다. 이철 로우카본 대표는 “화석연료를 청정연료로 전환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화석연료 시대에 올려놓은 이산화탄소 농도를 낮추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탄소 나무가 땅에서 대기 오염을 잡아낸다면 물길에서는 로봇 보트가 수질 오염을 잡아낸다. 국내 스타트업 에코피스가 개발한 ‘힐링 보트’는 물 위를 스스로 떠다니며 수질을 측정한다. 힐링 보트에 탑재된 AI는 물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오염 물질과 원인을 파악한다.
싱가포르 스타트업 플린트는 100% 분해 가능한 배터리를 개발했다. 이 배터리에는 원래 배터리를 제작할 때 사용하는 리튬, 니켈, 코발트, 납을 쓰지 않는다. 대신 특수제작된 종이로 제품을 감싼다. 덕분에 해당 배터리는 흙 속에서 6주면 완전 분해된다. 플린트 관계자는 “폐배터리는 토양 오염의 핵심 원인이 되고 있다”며 “배터리 사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시대인 만큼 폐배터리로 오염을 최소화하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음식물 쓰레기를 분쇄하는 건 물론 쓰레기차의 운송 경로에도 AI가 적용된다. 이스라엘의 자율주행 스타트업 코그나타(Cognata)는 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활용해 도심 속 ‘기피 차량’인 폐기물 수거 차량의 경로 계획을 짜준다. 안전과 위생을 위해 차량 이동량이 적을 때 빨리 운송해야 하는 폐기물 수거 차량이 효율적으로 폐기물 처리장까지 이동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스웨덴 스타트업 파워포일은 종잇장처럼 얇은 태양광 패널을 선보였다. 얇고 쉽게 구부러져서 각종 기기에 적용하기에도 쉽다. 그렇다고 전력 효율성이 낮지도 않다. 무거운 일반 태양광 패널보다 크기 대비 전력 효율성은 1000배 가량 높다는 설명이다. 실제 이 태양광 패널은 헤드폰, 리모콘 등 각종 전자기기에 활용된다. 자연광 뿐 아니라 실내 조명으로도 충전이 가능해 꺼질 염려도 적다.
일례로 이 패널이 적용된 헤드폰은 특별히 햇볕에 내놓지 않아도 일 평균 사용하는 전력의 4배 이상을 스스로 충전한다. 파워포일 관계자는 “모든 사람들이 사용하는 수많은 전자기기를 불필요하게 충전하는 것만 줄여도 전력 낭비를 최소화할 수 있다”며 “지구상에는 언제든 활용할 수 있는 수많은 전력원이 있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송영찬 특파원 0full@hankyung.com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공식 개막한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5’에서 만나본 미래 도시의 모습이다. 올해 CES에선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고 에너지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기술이 대거 공개됐다. 신기술은 단순히 전력 효율성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인공지능(AI)을 탑재하고 분해가 쉬운 소재로 제작해 미래의 환경 훼손 가능성까지 예방한 게 특징이다.
탄소나무로 대기오염, 로봇보트로 수질오염 정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노스홀 전시장 한복판에는 가로등처럼 생긴 기둥들이 서 있다. 국내 기후테크 스타트업 로우카본의 ‘카본 트리’다. 탄소 나무라는 뜻의 카본 트리 기둥은 직접포집장치(DAC) 기술을 활용해 공기중 이산화탄소를 포집한다. 상단의 태양광 패널로 따로 전력을 연결하지 않아도 빛을 내는 가로등의 역할도 한다. 기기에 탑재된 AI는 해당 지역의 기후와 이산화탄소 농도를 고려해 포집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을 정한다.이산화탄소 포집이 공기 정화 목적만 있는 건 아니다. 포집한 이산화탄소는 스마트팜으로 투입돼 자라는 식물의 생장 속도를 높이는 데 활용된다. AI는 한 달여 간 스마트팜에서 자라는 식물의 생장 속도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며 학습한다. 학습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알맞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주입하는 방식이다. 이철 로우카본 대표는 “화석연료를 청정연료로 전환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화석연료 시대에 올려놓은 이산화탄소 농도를 낮추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탄소 나무가 땅에서 대기 오염을 잡아낸다면 물길에서는 로봇 보트가 수질 오염을 잡아낸다. 국내 스타트업 에코피스가 개발한 ‘힐링 보트’는 물 위를 스스로 떠다니며 수질을 측정한다. 힐링 보트에 탑재된 AI는 물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오염 물질과 원인을 파악한다.
싱가포르 스타트업 플린트는 100% 분해 가능한 배터리를 개발했다. 이 배터리에는 원래 배터리를 제작할 때 사용하는 리튬, 니켈, 코발트, 납을 쓰지 않는다. 대신 특수제작된 종이로 제품을 감싼다. 덕분에 해당 배터리는 흙 속에서 6주면 완전 분해된다. 플린트 관계자는 “폐배터리는 토양 오염의 핵심 원인이 되고 있다”며 “배터리 사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시대인 만큼 폐배터리로 오염을 최소화하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親지구적 기술에 관람객 열광
올해 CES에서 가전 기기 부문 혁신상을 받은 미국 스타트업 포어 테크놀로지는 음식물 쓰레기를 최대 95% 이상 건조 및 분쇄한다. 평균 분쇄율만 80%가 넘는다. 포어는 음식물 처리기에 세계 최초로 AI 기술을 접목했다. 음식을 기기에 넣기만 해도 AI가 어떤 종류와 무게의 음식물 쓰레기인지 파악한다. 각각의 음식물에 적합한 형태로 분쇄해 매립이나 소각해도 토양에 문제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음식물 쓰레기를 분쇄하는 건 물론 쓰레기차의 운송 경로에도 AI가 적용된다. 이스라엘의 자율주행 스타트업 코그나타(Cognata)는 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활용해 도심 속 ‘기피 차량’인 폐기물 수거 차량의 경로 계획을 짜준다. 안전과 위생을 위해 차량 이동량이 적을 때 빨리 운송해야 하는 폐기물 수거 차량이 효율적으로 폐기물 처리장까지 이동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스웨덴 스타트업 파워포일은 종잇장처럼 얇은 태양광 패널을 선보였다. 얇고 쉽게 구부러져서 각종 기기에 적용하기에도 쉽다. 그렇다고 전력 효율성이 낮지도 않다. 무거운 일반 태양광 패널보다 크기 대비 전력 효율성은 1000배 가량 높다는 설명이다. 실제 이 태양광 패널은 헤드폰, 리모콘 등 각종 전자기기에 활용된다. 자연광 뿐 아니라 실내 조명으로도 충전이 가능해 꺼질 염려도 적다.
일례로 이 패널이 적용된 헤드폰은 특별히 햇볕에 내놓지 않아도 일 평균 사용하는 전력의 4배 이상을 스스로 충전한다. 파워포일 관계자는 “모든 사람들이 사용하는 수많은 전자기기를 불필요하게 충전하는 것만 줄여도 전력 낭비를 최소화할 수 있다”며 “지구상에는 언제든 활용할 수 있는 수많은 전력원이 있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송영찬 특파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