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수화물 끊어라" 현대 의학에 정면으로 맞선 美 의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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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의대에서 가르친 거짓말들
로버트 러프킨 지음
유영훈 옮김/정말중요한
412쪽|2만2000원
로버트 러프킨 지음
유영훈 옮김/정말중요한
412쪽|2만2000원
미국 의사가 쓴 <내가 의대에서 가르친 거짓말들>은 도발적이다. 현대 의학의 주류적 견해를 반박한다. ‘더 운동하고 덜 먹기만 하면 체중이 준다’ ‘스타틴은 심장질환을 예방하는 좋은 선택이다’ ‘암이란 대개 DNA 손상이 누적돼 생긴다’ 같은 말이 틀렸다는 것이다.
도발적인 책은 주의가 필요하다. 관심을 끌기 위해, 또 자기 주장의 우월성을 확보하기 위해 단순화, 왜곡, 선택적 증거 제시 등의 오류를 범할 위험이 크다. 이 책도 그런 점에 주의하면서 읽을 필요가 있다. 책은 요지는 탄수화물과 당이 우리 건강에 큰 해를 끼친다는 것이다. 일견 수긍이 간다. 하지만 이것이 대부분 만성질환의 근본 원인이고, 약 먹을 필요 없이 식습관만 고쳐도 된다는 식의 접근은 검증이 필요하다.
책을 쓴 로버트 러프킨은 미국 UCLA와 USC 의대 교수이며 팟캐스트 ‘건강과 장수의 비밀’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CT(컴퓨터단층촬영)와 MRI(자기공명영상) 등을 판독하는 영상의학과 전문의인데 고혈압, 통풍성 관절염, 당뇨 전 단계 등을 앓게 되면서 현대 의학이 권장한 식습관에 의문을 품게 됐다. 어머니가 영양사였고, 보건기관이 권장하는 식품을 먹으며 자랐기 때문이었다.
저자는 “1㎈는 1㎈일 뿐이다”를 현대 의학의 거짓말이라고 지적한다. 열량 섭취가 비만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음식 대사 과정엔 인슐린이 관여한다. 인슐린이 활성화되지 않으면 아무리 먹어도 열량이 지방으로 저장되지 않는다. 모든 열량은 태워진다.
지방은 인슐린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탄수화물은 인슐린 분비를 강하게 자극한다. 1977년 이후 과학자들과 미국 정부는 지방을 줄이고 탄수화물 섭취를 늘리는 식생활을 권고했고, 그 결과 비만 인구가 급증했다고 설명한다. 각종 생활습관병(성인병)을 앓는 사람도 늘어나게 됐다고 말한다.
저자의 처방은 설탕과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간헐적 단식을 하라는 것이다. 스트레스와 수면 장애도 내분비계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더 나아가 고혈압, 심혈관 질환, 암, 알츠하이머, 정신 질환 등도 탄수화물 과다 섭취로 인한 대사 기능 장애에서 원인을 찾는다. 지나치게 과감한 주장이다. 의학계에서 논란이 있는 주장이며, 저자의 관점에 반대되는 연구 결과도 많이 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도발적인 책은 주의가 필요하다. 관심을 끌기 위해, 또 자기 주장의 우월성을 확보하기 위해 단순화, 왜곡, 선택적 증거 제시 등의 오류를 범할 위험이 크다. 이 책도 그런 점에 주의하면서 읽을 필요가 있다. 책은 요지는 탄수화물과 당이 우리 건강에 큰 해를 끼친다는 것이다. 일견 수긍이 간다. 하지만 이것이 대부분 만성질환의 근본 원인이고, 약 먹을 필요 없이 식습관만 고쳐도 된다는 식의 접근은 검증이 필요하다.
책을 쓴 로버트 러프킨은 미국 UCLA와 USC 의대 교수이며 팟캐스트 ‘건강과 장수의 비밀’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CT(컴퓨터단층촬영)와 MRI(자기공명영상) 등을 판독하는 영상의학과 전문의인데 고혈압, 통풍성 관절염, 당뇨 전 단계 등을 앓게 되면서 현대 의학이 권장한 식습관에 의문을 품게 됐다. 어머니가 영양사였고, 보건기관이 권장하는 식품을 먹으며 자랐기 때문이었다.
저자는 “1㎈는 1㎈일 뿐이다”를 현대 의학의 거짓말이라고 지적한다. 열량 섭취가 비만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음식 대사 과정엔 인슐린이 관여한다. 인슐린이 활성화되지 않으면 아무리 먹어도 열량이 지방으로 저장되지 않는다. 모든 열량은 태워진다.
지방은 인슐린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탄수화물은 인슐린 분비를 강하게 자극한다. 1977년 이후 과학자들과 미국 정부는 지방을 줄이고 탄수화물 섭취를 늘리는 식생활을 권고했고, 그 결과 비만 인구가 급증했다고 설명한다. 각종 생활습관병(성인병)을 앓는 사람도 늘어나게 됐다고 말한다.
저자의 처방은 설탕과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간헐적 단식을 하라는 것이다. 스트레스와 수면 장애도 내분비계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더 나아가 고혈압, 심혈관 질환, 암, 알츠하이머, 정신 질환 등도 탄수화물 과다 섭취로 인한 대사 기능 장애에서 원인을 찾는다. 지나치게 과감한 주장이다. 의학계에서 논란이 있는 주장이며, 저자의 관점에 반대되는 연구 결과도 많이 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