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주들이 연초 반등했지만 지난해 4분기 실적 부진으로 다시 하락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해외 건설 비용 상승이 늦게 반영된데다 지난해 강화된 부동산 대출규제가 올해도 지속되고 있어서다.

8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대우건설, GS건설, DL이앤씨 등 국내 주요 5개 건설사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 합산액은 4680억원으로 집계됐다. 1개월 전 전망치인 4867억원에서 3.8%, 3개월 전(6005억원)과 비교하면 22.06% 감소한 금액이다.

증권사들은 건설업계 대장주로 꼽히는 현대건설의 실적 전망을 크게 내려잡고 있다. 현대건설 작년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최근 한 달 새 1344억원에서 1199억원으로 10.78% 줄었다. 현대건설의 해외 건설사업에서 원가 상승분이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부 증권사는 컨센서스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전망치를 제시하고 있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우디아라비아, 인도네시아 등의 해외 현장에서 추가 원가 반영이 이뤄지며 실적이 기대를 밑돌 것"이라며 "4분기 영업이익은 컨센서스를 하회한 182억원을 제시한다"고 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인프라 건설 사업을 진행 중인 GS건설 역시 원가 상승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하나증권은 GS건설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을 증권가 컨센서스(926억원)를 크게 밑돈 437억원으로 제시했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인프라 부문 해외 현장에서 일시적 비용 상승이 실적에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증권가 눈높이가 낮아지면서 연초 반등한 건설주 주가도 도로 내려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건설 대장주인 현대건설은 연초 이후 전날까지 3.15% 올랐다. 이 기간 대우건설(4.51%), GS건설(6.22%)도 강세였다.

국내 건설 비중이 큰 업체들도 대출 규제 강화 영향이 이어지며 당분간 반등하기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서울부동산광장에 따르면 서울 지역 아파트 거래계약 건수는 작년 7월 9216건에서 9월 3148건, 11월 3296건, 12월 1963건 등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작년 9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가 적용되면서 대출 심사가 강화됐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작년 9월 이후로 시세 상승 둔화가 나타나면서 분양 환경 개선이 어려워졌다"며 "이러한 분위기가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