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란드에 방문한 트럼프 주니어. /사진=AP
그린란드에 방문한 트럼프 주니어. /사진=A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덴마크령의 섬인 그린란드를 매입하겠다고 주장한 가운데, 그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그린란드를 방문했다.

7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주니어는 이날 부친의 개인 전용기를 타고 그린란드 수도 누크(Nuuk)를 방문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착륙 전 조종석 뒤쪽에서 그린란드를 내려다보며 찍은 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면서 "그린란드에 왔는데 아주 춥다"고 적었다.

이어 트럼프 주니어는 현지 매체를 통해 "원래는 지난 봄에 방문하려고 했다"면서 "이 엄청난 곳을 보려고 관광객으로 왔다. 아버지가 그린란드의 모두에게 인사를 전해달라셨다"고 밝혔다.

이날 트럼프 주니어의 그린란드 방문에는 백악관 인사국장과 부비서실장으로 지명된 세르지오 고르와 제임스 블레어, 보수성향 팟캐스트 진행자 찰리 커크 등이 동행했다.

체류 시간은 4∼5시간 정도였으며 그린란드 정부 당국자와 만나는 일정은 없었다. 그럼에도 AP는 "이번 방문은 정치적 색채가 짙었다"며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 중국, 러시아 등에게 북극의 영토를 확보하고 싶다는 의사를 첫 대통령 임기 때부터 표명해 왔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운영하는 SNS인 트루스소셜에 장남이 그린란드에 도착해 찍은 사진을 올리면서 "그들과 자유세계는 안전, 안보, 힘, 평화가 필요하다"며 "이것은 반드시 일어나야 할 거래"라고 적었다. 글의 말미에는 트럼프의 전용 구호인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와 "그린란드를 다시 위대하게"라고도 이어 적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미국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파나마운하와 그린란드 장악을 위해 군사력이나 경제적 강압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장담할 수는 없으나 경제 안보를 위해 이 두 나라가 필요하다는 것은 확실하다"며 거듭 매입 의사를 밝혔다.

그러면서 덴마크가 영토 인수에 저항할 경우 "매우 높은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도 경고했다. 이와 관련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이날 현지 방송에 출연해 "그린란드는 매매 대상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