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5 현장에서 열린 국내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5 현장에서 열린 국내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로봇과 인공지능(AI)이 만나면 새로운 혁신이 가능하다면서 사업에 승산이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 부회장은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 현장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를 통해 "로봇이 AI를 만나면 새로운 혁신이 일어날 것"이라며 "(로봇 사업에) 많이 노력하고 있다. (경쟁사와 비교하면) 아직 시작 단계지만 새로 나온 기술을 유연하게 접목하면 우리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가 로봇 분야에 대해 그다지 빠르다고 볼 수는 없지만 우리도 투자해서 기술력을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계획대로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CES 2025 기조연설과 관련해선 "휴머노이드 계획이 빨라질 것 같다"며 "우리도 휴머노이드까지 같이 간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앞서 레인보우로보틱스 보유 지분을 35% 늘려 최대 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이 회사는 국내 최초로 2족 보행 로봇 '휴보'를 개발한 카이스트 휴보 랩 연구진이 2011년 설립한 기업이다. 삼성전자는 이 회사를 자회사로 편입해 미래로봇 개발을 위한 기반을 다졌다.

한 부회장 직속으로 미래로봇추진단을 신설하기도 했다. 휴머노이드뿐 아니라 미래로봇 기술 개발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다. 이 조직은 미래로봇 원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전날 프레스 콘퍼런스를 통해 '집사 로봇'으로 불리는 AI 컴패니언 로봇 '볼리'를 올 상반기 중 출시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판매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용석우 삼상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이날 "우선 한국과 미국에서 올해 5∼6월 중에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CES를 통해 발표한 '홈 AI' 전략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삼성전자는 이번 CES에서 AI 기술과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스마트싱스'로 연결성을 강화하고 주거 형태·생활양식을 반영해 개인화된 AI 경험을 제공하는 홈 AI를 선보였다.

한 부회장은 "AI 기능이 탑재된 제품 수를 늘리는 것을 넘어 제품 간 유기적인 연결을 통해 알아서 잘 깔끔하고 센스 있게 맞춰주는 홈 AI를 구현하겠다"며 "삼성전자가 제시하는 홈 AI는 10년 이상 축적한 스마트홈 사업 경험을 기반으로 AI 기술을 고객 관점에서 더 고도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홈 AI의 보안성도 강조했다. 한 부회장은 "스마트싱스로 연결된 제품은 업계 최고 수준의 다중 보안 시스템인 '녹스 매트릭스'와 '녹스 볼트'로 보호되고 있다"고 했다.

녹스 매트릭스는 블록체인 기반의 보안 기술이다. 서로 연결된 기기들이 상호 점검하다 외부 위협이 감지되면 해당 기기의 연결을 끊고 바로 조치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녹스 볼트는 비밀번호나 생체 인식 데이터 같은 민감한 개인정보를 별도 하드웨어 보안 칩에 저장해 운영체제(OS) 기반 정보 유출과 물리적인 해킹 공격으로부터 중요 정보를 보호한다.

한 부회장은 "삼성의 홈 AI는 거주하는 집을 넘어서 이동수단, 사무공간, 상업시설 등 어디를 가더라도 내 집 같은 편안한 환경을 만들어 홈에서의 경험을 확장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상업시설·사무실·호텔·학교 등에서도 홈 AI를 사용할 수 있는 기업간거래(B2B) 솔루션 '스마트싱스 프로'도 소개됐다.

품질 역량 강화한다는 계획도 전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조직 개편 당시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산하에 '품질혁신위원회'를 신설해 한 부회장을 위원장으로 위촉했다. 한 부회장은 "조직 개편을 단행해 품질과 AI 조직을 한층 더 강화했다"고 했다.

그는 "미래 준비를 위한 인재와 기술 확보, 새로운 성장을 위한 투자도 빠르고 과감하게 추진해 주력 사업의 초격차를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