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폴란드, 방한 연기...30조 무기수출 위기 [방산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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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2, K9, 천무 등 잔여물량 규모 30조원
폴란드 정부 설정 계약 데드라인 4월
"정치 상황 무관...자체 협상 진행"
폴란드 정부 설정 계약 데드라인 4월
"정치 상황 무관...자체 협상 진행"
<앵커>
계엄과 탄핵 정국에 따른 후폭풍이 잘 나가던 K방산에 거세게 불어올 조짐입니다.
큰손인 폴란드가 정국 불안을 이유로 방한 일정을 무기한 연기한 것으로 한국경제TV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오는 4월이면 폴란드 무기 수출이 전면 중단될 위기에 놓였습니다.
배 기자, 먼저 단독 취재한 폴란드 내용부터 살펴볼까요.
어떻게 된 것입니까?
<기자>
전 세계를 호령했던 K방산의 무기수출이 큰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군과 업계 고위관계자들을 취재한 결과 폴란드가 계엄을 기점으로 방한을 무기한 보류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또 폴란드 정상이 지난달 현대로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잔여 물량 공급 계약을 맺기 위해 한국 방문을 타진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두 회사의 K2전차, K9자주포, 다연장로켓 천무 등을 합치면 총 30조 원 규모에 달합니다.
원래는 지난해 12월을 목표로 협상이 진행됐는데 불발됐습니다.
워낙 규모가 크다보니 올해 K방산 연간 수출액 감소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여기에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계엄과 탄핵 변수가 생기면서 계약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습니다.
보통 무기수출은 양국의 정상 혹은 국방부 장관이 직접 계약서에 서명하는데, 지금 우리나라는 서명할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
<앵커>
결정권자 부재도 문제지만 폴란드 무기수출에 데드라인이 고작 3개월 남았다면서요?
<기자>
무기수출을 비롯한 방위산업은 특성 상 자금 융자 등을 위한 범정부 차원의 보증이 필수적입니다.
때문에 대통령, 국무총리, 국방장관이 모두 공석인 현 상황에서는 어떠한 의사결정을 할 수 없습니다.
문제는 취재 결과 폴란드 무기수출에 데드라인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취재 과정에서 폴란드 현지 소식통 등에 확인해 본 결과 폴란드 정부가 잠정적으로 잡은 잔여 무기 계약 데드라인은 3개월 뒤입니다.
데드라인을 넘기게 되면 수량과 금액 등을 전면 재조정하거나 최악의 경우 철회까지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 시점이 오는 4월인데 '4월에 폴란드 무기수출이 중단될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이해하면 됩니다.
이럴 경우 수출도 문제지만 관련 기업들이 큰 손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은 더 문제입니다.
익명을 요구한 전문가 인터뷰 들어보겠습니다.
[국방 조달 전문가 : (폴란드 입장에서도) 3개월 지나면 이거 큰일났다. 6개월 지나도 한국이 안정되지 않으면 한국은 어렵지 않겠나...]
<앵커>
당장 폴란드도 문제지만 사우디아라비아나 루마니아 등 주요 수출 대상국과의 협상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겠네요?
<기자>
정치 리스크는 무기 수출에 치명적으로 폴란드뿐만 아니라 주요 수출 대상국이 예의주시하는 사안입니다.
실제 사례를 들어보겠습니다.
지난 2014년 4조 2천억 원을 기록했단 K-방산 수출액이 2016년에 2조원 대로 주저앉은 적이 있었죠.
당시 60명이 넘는 전·현직 군 장성과 기업 대표들이 연루된 대대적인 방산 비리가 터졌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 무기의 신뢰도를 급격히 추락하게 만들면서 무기수출에 타격을 준 사건이었습니다.
방위사업청 출신 전문가 인터뷰 들어보겠습니다.
[문근식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특임교수 : 정국이 불안하면 방산 수출은 끊긴다. 추가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이야기하려고 했는데 무산된 것이죠. 협상할 사람이 없으니까...]
최근 실무자들을 만나 대화를 하다 보면 10년 전 사례가 되풀이 될 지 노심초사하는 모습입니다.
당장 몇 달 전만 하더라도 "물 들어 올 때 노를 저어야 한다"고 했는데, 이제는 "전부 물거품이 되게 생겼다"고 토로하고 있습니다.
<앵커>
K-방산은 우리 주식시장과도 밀접한데,
관련된 방산 기업들이 불똥을 맞게 생겼군요.
어떻습니까?
<기업>
증권가에서는 한 해 국방비가 1천조 원이 넘는 미국이 돌아설 것을 더 크게 걱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비롯한 한화그룹 방산 계열사들이 미국을 미래 먹거리로 삼고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한화오션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요청했던 미 해군 군함의 유지·보수·수리(MRO) 사업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수주 중인데요.
정치 리스크 여파로 자칫하면 경쟁국인 일본 등에 일감을 빼앗길 것이라는 우려가 높습니다.
가뜩이나 재무 부담이 큰 상황에서 대외 변수로 회사가 큰 손해를 볼 가능성이 커진 것입니다.
일단 한화를 비롯한 방산업체들은 정치 상황과 무관하게 자체 협상을 진행한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습니다.
<앵커>
방산인사이드 배창학 기자였습니다.
배창학기자 baechanghak@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