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에 1%대 하락했지만…"공급 부족 공포는 여전"[오늘의 유가]
국제 유가가 미국의 원유 재고 감소와 글로벌 수요 증가 전망 속에 상승세를 보이다, 장 후반 달러 강세 등의 영향으로 하락 마감했다.

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일 대비 0.93달러(1.25%) 하락한 배럴당 73.3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3월 인도분 가격은 0.89달러(1.15%) 내린 76.16달러로 마감했다.

이날 WTI 가격은 장중 200일 이동평균선(75.48달러) 근처까지 상승했으나, 고점 대비 2달러 가까이 하락하며 마감했다. 올레 한센 삭소뱅크 분석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보편적 관세에 대한 법적 근거로 국가적 경제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것을 고려 중이라는 보도로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원유가 하락했다"고 평가했다.
달러 강세에 1%대 하락했지만…"공급 부족 공포는 여전"[오늘의 유가]
블룸버그통신은 원유 시장의 주요 지표는 여전히 공급 긴축을 시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발표된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는 95만9000배럴 감소해 3년 만에 최장 기간인 7주 연속 감소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란과 러시아에 대한 제재로 공급 부족 우려가 가격 상승 요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타마스 바르가 PVM 원유 중개인은 "제재가 효과를 내고 있다"며 "러시아와 이란의 수출 감소가 시장을 지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미국의 한파로 인해 난방 연료 수요가 증가하고 생산 지역에서 동결 위험이 높아진 상황도 주목받고 있다. 나타샤 카네바 JP모건체이스 분석가는 "1월 초 원유 수요 지표는 강력한 출발을 시사한다"며 "북반구의 한파로 난방 연료 사용이 증가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1월 한 달 동안 원유 수요가 하루 평균 1억140만 배럴로 전년 동기 대비 140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투자자들은 또한 지난해 부진했던 중국의 원유 수요가 대규모 경기 부양책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사진=AFP)
(사진=AFP)
이에 따라 원유 현물 가격이 선물 가격을 앞지르는 백워데이션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일반적으로는 선물 가격이 현물보다 높다. 브렌트유 근월물(1개월물) 선물 가격은 6개월물에 비해 배럴당 3.05달러 프리미엄을 기록하며 약 5개월 만에 최고치로 상승했다. 브렌트유 1개월물과 2개월물 간 프리미엄도 지난달 31일 배럴당 40센트에서 이날 75센트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WTI 선물의 근월물과 6개월물 간 프리미엄은 배럴당 3.34달러로 확대되며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바르가 중개인은 “타이트한 원유 시장이 브렌트유 백워데이션(현물 가격이 선물 가격보다 높은 현상)의 심화에서 분명히 드러난다”고 평가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