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조작한 가짜 사진으로 판명난 티베트 지진 피해 현장 모습. /사진=웨이보 캡처, 연합뉴스
AI가 조작한 가짜 사진으로 판명난 티베트 지진 피해 현장 모습. /사진=웨이보 캡처, 연합뉴스
티베트에서 규모 6.8의 강진이 발생해 현장 수습 및 구조가 진행되는 가운데, 지진 잔해 아래에 깔린 어린아이의 사진이 가짜로 판명됐다.

지난 7일 중국 서부 시짱 티베트 자치구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3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구조현장 모습이 활발히 공유됐는데, 그중 한 사진이 인공지능(AI)이 생성한 가짜 사진이었던 것이다.

9일 베이징르바오 등 현지 매체는 온라인에서 티베트 지진 희생자를 추모하는 분위기 속에서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가짜 사진이 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털모자를 쓴 어린아이가 무너진 건물 잔해에 깔린 듯한 모습이 SNS를 통해 널리 공유됐는데, 알고 보니 이 사진은 지난해 11월 AI가 제작한 사진이었다고 매체는 전했다.

사진을 자세히 보면 아이의 손가락 개수가 6개인 것 등 어색한 부분이 있지만, 얼핏 보면 실제 사진과 구별하기 어렵다. 앞서 많은 누리꾼들도 공유된 사진에 "너무 가엾다", "이 사진 한 장이 나를 울렸다", "이 아이가 잘 지내는지 알려달라"는 등의 댓글을 달았다.

이외에도 어머니로 보이는 한 여성이 아이를 보호하고 있는 사진이 '위대한 모성'이라며 온라인에서 공유됐지만 이 역시 티베트 지진과 관련이 없는 사진으로 드러났다.

논란이 커지자 중국 누리꾼 사이에서는 재난 상황에서 대중의 동정심을 이용하는 AI 사진에 대해 강력한 처벌을 해달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베이징 징잔 법률사무소의 장샤오링 변호사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AI 이미지를 이용한 콘텐츠에 댓글의 양이 많고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경우 법에 따라 처벌을 받을 수 있다"며 "사진을 공유하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AI 이미지로 의심된다'는 내용의 경고를 하지 않은 점이 현재 시스템의 허점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한편 지난 7일 오전 9시 5분께 시짱 티베트 자치구 르카쩌(시가체)시 딩르현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126명이 사망하고 188명이 다쳤으며, 4만6500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