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항공청이 달에 존재하는 '마법의 광물' 헬륨-3 발굴을 위한 기초 조사에 나섰다.

우주청은 존 리 우주항공임무본부장이 한국핵융합연구원 등을 방문해 각 기관장 및 연구자들과 달 탐사 기술 관련 간담회를 열었다고 9일 밝혔다.

존 리 본부장은 핵융합연에서 달 표면에 매장된 것으로 알려진 자원 중 하나인 헬륨3를 이용한 핵융합 발전 가능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헬륨3는 지구엔 없고 달에만 있는 자원이다. 현재 핵융합 발전은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넣고 고온 고압을 가할 때 발생하는 에너지를 이용하는 방식이 일반적으로 연구되고 있다. 삼중수소는 자연 상태에서는 얻기가 어려워 가공 비용이 많이 든다. 이를 헬륨3로 대체하면 저비용으로 핵융합 발전을 상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게다가 삼중수소와 달리 헬륨3는 핵융합 과정에서 방사선이 발생하지 않는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헬륨3 1g만 있으면 석탄 40톤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 헬륨3 100톤이면 탄소 배출이나 방사선 문제 없이 인류 전체가 1년간 사용할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미국 등 우주 선진국 연구자들이 헬륨3를 가리켜 인류를 에너지난에서 구원할 '미친 광물' '마법의 광물'로 부르는 이유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투자한 기업 헬리온에너지가 헬륨3와 중수소로 핵융합을 일으키는 장치 '폴라리스'를 올해 시험 가동할 예정이다.

우주청이 헬륨3 기초 조사에 나섰지만 한국이 이를 자력으로 확보할 방법이 없다는 건 문제다. 재사용 발사체 팰컨 시리즈, 초대형 재사용 발사체 슈퍼헤비 개발로 전 세계 우주 산업 패권을 쥔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지난해 초 달에 50여 년만에 처음 착륙선을 보낸 인튜이티브머신즈 등 우주 탐사를 선도하는 기업들의 선점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NASA가 주도하는 아르테미스 달 탐사 프로젝트에 한국도 참여하고 있지만, 헬륨3와 같이 지구에 없는 고부가가치 희귀 광물이 국가 간에 공유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한국은 이르면 2032년에야 무인 달 착륙선을 발사할 예정이다.

존 리 본부장은 "독자적인 달 표면 탐사 능력을 확보하고 달 기반 우주 경제 활동에 참여하기 위해 우주 연구개발을 담당하는 기관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협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