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지지율 상승…野 '줄탄핵' 등 파상공세에 보수 결집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됐지만,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하락하는 여론조사 결과가 9일 나왔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직후 급락한 국민의힘 지지율은 최근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양당 간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내로 좁혀진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윤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보수층이 결집하고 민주당의 ‘줄탄핵’ 여파로 중도층이 이탈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6~8일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지율은 각각 36%, 32%를 기록했다. 윤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 뒤 진행한 직전 조사(지난해 12월 3주차) 대비 민주당 지지율은 3%포인트 하락했지만 국민의힘 지지율은 6%포인트 상승했다.

리얼미터·에너지경제신문이 지난 2~3일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여론조사에선 민주당 지지율은 45.2%, 국민의힘 지지율은 34.4%였다. 민주당 지지율은 지난 12월 4주차 이후 3주 연속 하락했지만, 국민의힘 지지율은 3.8%포인트 높아진 흐름이 나타났다. 특히 국민의힘 지지율은 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하기 직전(11월 넷째주·32.3%)을 넘어섰다.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민주당이 정부·여당을 겨냥한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면서 보수층이 결집한 데 따른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한덕수 전 대통령 권한대행을 탄핵소추한 데 이어 최상목 권한대행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고발하는 등 불안정한 정국이 지속되면서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한 전 권한대행 탄핵하고 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을 배제하지 않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독주하고 있다’고 느낀 강성 지지층이 결집하고, 중도층도 ‘민주당이 과하다’고 생각하게 된 데 따른 결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경험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한남동 대통령 관저를 찾는 등 반격에 나선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2016년 탄핵 당시 여권이 분열했을 때와 양상이 다르다는 것이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여권이 2016년의 학습 효과 때문에 결집하면서 지지율 저점을 기록한 이후 민주당과 격차를 좁혀나가는 양상”이라며 “이재명 대표에 대한 부담감도 뭉치게 된 배경”이라고 했다.

한편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민주당은 차제에 엉터리 여론조사가 발붙이지 못하게 근본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구체적 조사 방식과 응답률 산정 방식, 조사 공표 기준을 법제화하는 방향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6일 ‘윤 대통령 지지도가 40%를 돌파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한 여론조사 기관에 대해 고발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상원 기자 top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