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 강화와 정국 혼란 등으로 서울 부동산시장의 매수 심리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특히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 서울 외곽 지역은 거래가 끊기고 급매물이 속출하고 있다. 수도권 외곽에서 시작된 내림세가 올 상반기 수도권 전역으로 번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서울 아파트값 2주째 보합…노·도·강 "급매 속출"
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3% 떨어졌다. 8주 연속 하락세다. 수도권은 -0.02%, 지방은 -0.05%를 기록했다.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와 동일하게 보합(0.00%)을 나타냈다. 서울 집값은 지난주 40주간의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보다 0.01% 내리며 하락세로 전환했다. 서울 전셋값이 내린 것은 2023년 5월 넷째주 이후 86주 만이다.

조만간 서울 아파트값이 내림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서울 외곽 지역에 국한된 하락세가 전역으로 퍼지고 있어서다. 한 달 전만 해도 서울 25개 구 중 5곳만 마이너스 변동률을 나타냈지만 지난주엔 10개 구, 이번 주엔 11개 구로 하락 지역이 늘었다.

흔히 ‘노도강’,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 등으로 불리는 외곽 지역의 내림세가 두드러진다. 도봉구(-0.02%)는 4주 연속, 노원·강북구(-0.01%)는 3주 연속 하향곡선을 그렸다. 금천·관악·구로구(-0.02%)도 매수자 우위 시장을 나타내고 있다. 강동구(-0.02%), 동작구(-0.01%) 등 인기 지역도 약세를 나타냈다.

노도강 지역에선 최고가 대비 20~30% 내린 급매물이 잇따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7단지 전용면적 46㎡는 지난 4일 4억7500만원에 거래됐다. 최고가(7억2000만원, 2021년 7월) 대비 34% 내린 값이다. 상계동 A공인 관계자는 “당초 5억원대에 매물을 내놨던 집주인이 1000만~2000만원 정도 호가를 낮췄지만 작년 말부터 매수 문의가 끊겼다”고 말했다. 중계동 중계무지개 전용 49㎡도 신고가보다 30% 가까이 내린 5억여원에 손바뀜했다.

작년 말부터 급감한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올초에도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아파트 거래량은 이날 기준 2327건으로, 대출 규제가 본격화하기 전인 8월 거래량(6505건)의 3분의 1 수준이다. 탄핵 사태 등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커져 올 상반기에도 관망세가 짙어질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