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역대급 화마에 '초토화'...18만명 대피령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해 9일(현지시간)로 사흘째 계속되는 가운데, 내륙 일부 지역에서는 진화 작업이 진전을 보이고 있지만 해안 지역 화재는 여전히 확산하고 있다.

대도시 권역 전체에서 약 18만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LA 카운티에서는 이날 오전 9시 기준 5건의 대형 산불이 이어지는 가운데 가장 큰 '팰리세이즈 산불'과 '이튼 산불'이 아직도 진압률 0%를 기록하고 있다고 소방당국이 밝혔다.

서부 해안의 부촌 퍼시픽 팰리세이즈에서 발생한 최대 규모의 팰리세이즈 산불은 확산이 계속 되어 진화와 대응에 큰 어려움을 빚고 있다. 이 산불 면적은 전날 밤 1만5천832에이커(64㎢) 수준에서 이날 오전 9시 58분 기준 1만7천234에이커(70㎢)로 더 커졌다.

LA 소방국장 크리스틴 크롤리는 이날 오전 언론 브리핑에서 "팰리세이즈 산불은 로스앤젤레스 역사상 가장 파괴적인 자연재해"라며 이 지역에서는 이날 내내 최대 시속 60마일(97㎢)의 돌풍이 불 것으로 예상돼 진화의 어려움을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인들이 많이 사는 LA 카운티 동부 내륙에서 발생한 이튼 산불은 전날의 피해 면적 1만600에이커(43㎢)에 머물며 확산이 멈췄다.

하지만 이 지역 화재 발원지인 알타데나 일대는 화재 초기 불길이 급속히 확산해 치명적인 피해를 봐 이후 피해 규모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확인된 산불 사망자 5명 모두 이곳에서 나왔다.

LA 카운티 보안관 로버트 루나는 "일부 지역은 폭탄이 떨어진 것처럼 보인다"며 향후 사망자 수 집계치에 대해 "어느 정도를 예상해야 할지 아직 모른다"고 말했다.

사망자가 확인된 알타데나는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라크레센타·라카냐다-플린트리지·패서디나와 인접한 지역이지만, 이번 화재로 한인의 인명피해는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주LA총영사관은 밝혔다.

전날 오후 6시께 유명한 할리우드 거리 북쪽 산지에서 발생한 '선셋 산불'은 피해 면적 43에이커(0.17㎢) 수준에서 멈췄다. 할리우드 일대에 내려진 대피령도 이날 오전 7시 30분 기준으로 해제됐다.

캐런 배스 LA 시장은 "어제부터 바람이 잦아들어 항공 진화 작업을 가능하게 했다"며 "지난밤 할리우드와 스튜디오 시티에서 (진화 작업의) 상당한 진전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LA 서북부 밴나이즈 분지에서 발생했던 '우들리 산불'은 30에이커(0.12㎢)를 태우고 완전히 진압됐다.

LA 북부 샌퍼넌도 밸리에서 발생한 '허스트 산불'(면적 3.5㎢)은 진압률 10%, LA 북단 매직마운튼 인근에서 발생한 '리디아 산불'(면적 1.4㎢)은 진압률 40% 수준이다.

LA 카운티 전역에서 현재 17만9천783명에게 대피령이 지속되고 있다. 대피령이 떨어진 지역의 인구는 전날 밤의 약 15만5천명에서 이날 2만5천명가량 더 늘었다.

언제든 집을 떠날 준비를 해야 하는 '대피 경고' 대상 주민은 현재 20만명에 달한다고 LA 보안관이 전했다.

당국은 이번 화재들로 인해 수천 채의 건물이 소실된 것으로 추정했다.

미 최대 금융회사 JP모건 체이스는 이번 LA 카운티의 산불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현재까지 500억달러(약 73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는 추산치를 내놨다.

(사진=연합뉴스)


박근아기자 twilight1093@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