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의 한 백화점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사진=한경 임형택기자
서울 시내의 한 백화점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사진=한경 임형택기자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을 줄하향하고 있다. 탄핵 정국으로 인한 정치 불안과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등에 따른 경기 악화 등을 반영한 결과다.

10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영국 바클레이즈(Barclays)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7%로 제시했다. 기존 전망치인 1.8%에서 0.1%포인트 하향했다. 바클레이즈는 "최근 정치 불안과 여객기 사고 등에 따른 경기 심리 악화와 실물경제 영향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성장률 전망치는 2.3%에서 2.1%로 0.2%포인트 낮췄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심리지수는 88.4로 11월(100.7)보다 12.3포인트 하락했다. 코로나19 기간인 2020년 3월 18.3포인트 하락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실험적 통계인 뉴스심리지수는 11월말 100.62에서 지난달 말 86.07로 하락했다. 지난 2022년 12월(83.07)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내렸다.

씨티도 지난달 한국의 성장률을 1.6%에서 1.5%로 내렸다. 씨티는 "12월 들어 (한국의) 경제심리가 예상보다 급격히 악화됨에 따라 2024년과 2025년 GDP 성장률을 0.1%포인트씩 하향 조정해 각각 2.1%, 1.5%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앞서 국금센터가 12월말을 기준으로 집계한 8개 투자은행의 경제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1.70%였다. JP모간이 성장률 전망치를 1.7%에서 1.3%로 0.4%포인트 낮췄다. JP모간은 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한층 더 짙어진 내수 불황을 결정적 변수로 지목했다. HSBC가 성장률 전망치를 1.9%에서 1.7%로 조정했다.

여기에 바클레이즈와 씨티의 전망치 조정을 더하면 평균 전망치는 1.675%로 더 내려간다. 이는 한국은행이 지난해 11월 28일 제시한 전망치(1.9%)는 물론 정부의 지난 2일 전망치(1.8%)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다른 4개 IB가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의 영향을 추가로 반영할 경우 성장률은 이보다 더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