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金배추·무 사태 오나"...가락시장 2~3배 가격 '급등'
설 연휴를 약 2주 앞두고 배추와 무 등 설 성수품 가격이 지난해의 2~3배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한겨울에 재배하는 월동배추와 무는 여름과 가을에 정식(모종 등을 옮겨심는 것) 작업을 시작하는데, 지난해 이상고온으로 이 단계에 차질이 빚어진 영향이다.

10일 팜에어·한경 농산물가격지수(KAPI)를 산출하는 가격 예측 시스템 테란에 따르면 전날 배추 도매가는 ㎏당 1316원으로 한 달 전보다 33.73% 올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100.43% 급등했다. 무 도매가도 지난해 같은 달보다 182.21% 상승한 ㎏당 1196원을 기록했다.

가을 배추와 무 재고는 김장철을 지나면서 이미 소진됐고, 겨울철 재배 작물의 공급량도 예년보다 줄었다. 주로 해남에서 나는 월동(겨울)배추는 일반적으로 8~9월에 모종을 심고, 1~2월에 재배한다. 하지만 모종을 심는 시기에 폭염이 이어지면서 뿌리를 제대로 내리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재배 면적 감소도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월동배추 재배면적은 3503㏊(헥타르·1㏊는 1만㎡)로 작년보다 4.5% 감소했다. 월동 무 재배 면적 역시 5101㏊로, 작년보다 6.1% 감소했다. 주산지인 제주에서 9~10월 파종 시기 동안 고온과 폭우가 반복되면서 생육도 더뎌졌다.

도매가가 뛰면서 대형마트·전통시장 등에서 판매하는 배추 소매가도 점차 오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전날 기준 월동배추는 한 포기당 4809원이다. 1년 전(3163원)보다 53.04% 올랐다. 월동 무도 개당 3191원으로 전년(1807원)의 2배 가까이 상승했다.

업계는 설 연휴까지 가격 상승세가 진정되기 어렵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상고온에 따른 생육 지연, 재배면적 감소 등으로 단기간 안에 공급량 부족 현상이 해소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