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컴 넘어선 양자컴 비밀은…0과 1 모두 될 수 있는 '큐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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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컴퓨터의 작동 원리
확률적으로 존재하는 양자 구현
기존컴, 연산량 늘면 비트 폭증
큐비트는 '중첩' 가능해 덜 늘어
확률적으로 존재하는 양자 구현
기존컴, 연산량 늘면 비트 폭증
큐비트는 '중첩' 가능해 덜 늘어
양자(퀀텀)는 불연속적으로 존재하는 초미세 물리량을 말한다. 빛(광자)과 전자 등이 대표적인 양자다. 고전역학에선 운동량(질량×속도)을 알면 물체의 위치를 특정할 수 있다. 양자역학은 다르다. 운동량을 알아도 위치를 알 수 없다. 확률적으로만 추정할 뿐이다. 전자는 실제로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상태로 존재한다.
이런 양자의 상태를 수학적 행렬로 처음 표현한 학자가 독일 물리학자 베르너 하이젠베르크다. 에르빈 슈뢰딩거는 양자 상태를 파동함수로 표현했다. 100년 전인 1925년 전후 일어난 이들의 업적을 기려 유엔이 올해를 ‘양자 과학과 기술의 해’로 지정했다. 막스 보른은 미분방정식으로 구성된 슈뢰딩거의 파동함수를 전자의 움직임을 설명하는 ‘확률밀도함수’로 발전시켰다. 바꿔 말해 이 함수를 적분하면 전자를 발견할 확률이 나온다는 뜻이다.
이런 양자역학을 컴퓨터로 구현한 게 양자컴퓨터다. 0일 수도, 1일 수도 있는 큐비트의 상태를 ‘중첩’이라고 한다. 0과 1이 각각 변할 확률이 서로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것이 ‘얽힘’이다. 중첩과 얽힘이 매끄럽게 일어나는 것을 ‘결맞음’이라고 한다. 중첩과 얽힘, 결맞음이 모두 실현돼야 유효 큐비트가 작동했다고 본다. 2022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존 프랜시스 클라우저가 양자 얽힘을 인류 역사상 처음 실험실에서 입증했다.
연산량 증가에 따라 비트의 숫자는 2의 n제곱 형태로 폭증하지만 큐비트는 그렇지 않다. 양자컴이 슈퍼컴퓨터보다 훨씬 빠르게 계산할 수 있는 이유다. 구글은 2019년 시커모어에 이어 2024년 말 윌로우를 내놓으면서 모두 슈퍼컴을 압도하는 성능을 강조했다.
정윤채 한·미양자기술협력센터장은 지난 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연 ‘K-퀀텀스퀘어’ 행사에서 “세계적 기업들이 모두 양자 에러 정정과 큐비트 숫자를 늘리는 데 매진하고 있다”며 “실용성에 누가 먼저 다가가는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양자 스타트업 SDT의 윤지원 대표는 “양자 기술은 잘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잘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며 “한국이 제조업 분야 강점을 살려 양자 냉각 장비, 광학 장비 등 필수 소재·부품·장비 산업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자 스타트업 큐노바를 창업한 이준구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는 “한국 산업계가 갖춘 역량을 최대한 활용한다면 앞으로 5~10년 내 양자에서 핵심 산업군에 진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해성/강경주 기자 ihs@hankyung.com
이런 양자의 상태를 수학적 행렬로 처음 표현한 학자가 독일 물리학자 베르너 하이젠베르크다. 에르빈 슈뢰딩거는 양자 상태를 파동함수로 표현했다. 100년 전인 1925년 전후 일어난 이들의 업적을 기려 유엔이 올해를 ‘양자 과학과 기술의 해’로 지정했다. 막스 보른은 미분방정식으로 구성된 슈뢰딩거의 파동함수를 전자의 움직임을 설명하는 ‘확률밀도함수’로 발전시켰다. 바꿔 말해 이 함수를 적분하면 전자를 발견할 확률이 나온다는 뜻이다.
이런 양자역학을 컴퓨터로 구현한 게 양자컴퓨터다. 0일 수도, 1일 수도 있는 큐비트의 상태를 ‘중첩’이라고 한다. 0과 1이 각각 변할 확률이 서로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것이 ‘얽힘’이다. 중첩과 얽힘이 매끄럽게 일어나는 것을 ‘결맞음’이라고 한다. 중첩과 얽힘, 결맞음이 모두 실현돼야 유효 큐비트가 작동했다고 본다. 2022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존 프랜시스 클라우저가 양자 얽힘을 인류 역사상 처음 실험실에서 입증했다.
연산량 증가에 따라 비트의 숫자는 2의 n제곱 형태로 폭증하지만 큐비트는 그렇지 않다. 양자컴이 슈퍼컴퓨터보다 훨씬 빠르게 계산할 수 있는 이유다. 구글은 2019년 시커모어에 이어 2024년 말 윌로우를 내놓으면서 모두 슈퍼컴을 압도하는 성능을 강조했다.
정윤채 한·미양자기술협력센터장은 지난 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연 ‘K-퀀텀스퀘어’ 행사에서 “세계적 기업들이 모두 양자 에러 정정과 큐비트 숫자를 늘리는 데 매진하고 있다”며 “실용성에 누가 먼저 다가가는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양자 스타트업 SDT의 윤지원 대표는 “양자 기술은 잘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잘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며 “한국이 제조업 분야 강점을 살려 양자 냉각 장비, 광학 장비 등 필수 소재·부품·장비 산업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자 스타트업 큐노바를 창업한 이준구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는 “한국 산업계가 갖춘 역량을 최대한 활용한다면 앞으로 5~10년 내 양자에서 핵심 산업군에 진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해성/강경주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