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온도가 영하 30도까지 떨어지는 ‘극강 한파’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북극발 찬 공기가 한반도에 계속 유입되고 있는 데다 전날 밤 복사냉각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동장군이 맹위를 떨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겨울은 비교적 온화할 것이라는 기상청 예보를 무색하게 한 이번 강추위는 일요일부터 한풀 꺾일 것으로 보인다.

10일 기상청에 따르면 11일 서울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8도~영하 2도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보됐다. 낮 최고기온은 영하 2도~0도다. 중부지방과 전북 동부, 경북 내륙의 아침 기온은 영하 12도 안팎, 남부지방도 영하 8도가량으로 매우 낮겠다. 강한 바람으로 강원 철원 등 일부 지역 체감온도는 영하 30도까지 내려갈 전망이다.

이날 전국 대부분 지역에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강원과 경기 북동부, 일부 충북·경북 지역엔 한파경보가 발령됐다. 한파주의보는 아침 최저기온 영하 12도 이하가 2일 이상, 한파경보는 아침 최저기온 영하 15도 이하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내려진다.

이번 한파는 영하 40도에 달하는 북극 냉기가 한반도에 유입된 것이 주원인이다. 우진규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한반도 대기 상부 흐름이 느려지면서 공기 이동 축이 기존 동서 방향에서 남북 방향으로 변했다”며 “하강기류를 타고 들어온 북쪽의 찬 공기가 시베리아 고기압을 강화해 기온이 뚝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다 지난 9일에서 10일로 넘어가는 밤사이 복사냉각으로 추위가 절정에 이르렀다. 복사냉각은 낮 동안 햇볕에 데워진 지표면이 밤사이 열에너지를 적외선 형태로 방출해 온도가 떨어지는 현상이다.

기상청은 이번 겨울이 평년보다 따뜻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기상청이 작년 12월 발표한 ‘3개월 전망’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고, 2월은 높을 것으로 봤다.

기상청 관계자는 당시 “티베트의 눈 덮임이 평년보다 적은 상태로 한반도 부근에 고기압성 순환이 강화되면서 기온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기상청은 일요일인 12일부터 기온이 오르며 한파가 점차 물러갈 것으로 내다봤다. 기상청 단기 예보에 따르면 12일 서울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5도~영하 1도, 낮 최고기온은 0~2도로 예보됐다.

김다빈/안정훈 기자 davin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