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일자리 공습…美임단협 핵심쟁점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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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항만 노사, 절충안 타결
AI 도입 문제로 47년 만에 파업
자동화장비 1대당 노동자 1명 채용
6년간 62% 임금 인상 등에 합의
'일자리 전쟁' 화약고 될 수도
美 노동자 70%, AI 대체 가능성
은행선 5년간 최대 20만명 감원도
AI 도입 문제로 47년 만에 파업
자동화장비 1대당 노동자 1명 채용
6년간 62% 임금 인상 등에 합의
'일자리 전쟁' 화약고 될 수도
美 노동자 70%, AI 대체 가능성
은행선 5년간 최대 20만명 감원도
미국 동부 항만 노사가 자동화 기술 도입으로 인한 인력 감축을 막는 합의를 극적으로 타결했다. 인공지능(AI) 발달로 확산하는 자동화 기술 도입과 이에 대응한 일자리 보전 방안이 노사 합의를 통해 가까스로 매듭지어졌다. 앞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등을 산업 현장에 도입하는 과정에서 치열한 노사 간 힘겨루기가 벌어질 것을 예고하는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임금 인상은 작년 10월 동부 항만 노조가 47년 만에 첫 대규모 파업을 벌일 당시 조 바이든 행정부의 중재로 3일 만에 잠정 합의를 이룬 사항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번에 새롭게 타결을 이룬 부분은 AI 도입에 의한 고용 안정 장치다. 지난해 첫 파업에서 임금 인상안에 잠정 합의를 본 이후 노사는 AI 도입 문제에 초점을 맞춰 오는 15일을 마감 시한으로 협상을 벌여왔다.
새 협약에 따르면 동부 항구에서 여러 대의 기계를 한 명의 부두 노동자가 동시에 관리하는 반자율 크레인 사용은 계속 허용된다. 하지만 새로운 반자율 장비를 추가하는 회사는 추가된 크레인당 한 명의 부두 노동자를 고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현재 반자율 크레인 116대를 운영하는 버지니아 항구는 수년에 걸쳐 반자율 크레인 36대를 새로 도입할 계획으로, 36대의 크레인마다 한 명의 부두 노동자를 추가로 채용해야 한다.
해운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타결로 정치적 압박에서도 벗어날 수 있게 됐다.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해 대선 기간 내내 부두 노동자의 대폭적인 임금 인상을 지지하고, 이들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AI 기술 사용에 반대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달 ILA 회장과 만난 뒤 SNS에서 “(항만 자동화로) 절약되는 돈은 그것이 미국 노동자들에게 초래하는 고통, 상처, 피해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특히 금융권에서는 AI가 인간의 업무를 잠식할 것이란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산하 연구기관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 보고서를 인용해 “전 세계 은행의 최고 정보·기술 책임자들이 평균적으로 인력의 3%가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고 보도했다. 응답자 93명 가운데 약 4분의 1은 5~10% 감축 가능성을 점쳤다.
이에 따라 전 세계 은행들이 3~5년 안에 최대 20만 개의 일자리를 줄일 것이란 관측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토마시 노에첼 BI 선임분석가는 “(고객을 직접 상대하지 않는) 백 오피스와 미들 오피스, 운영 부문이 가장 큰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있다”며 “일상적이고 반복적인 작업이 포함된 모든 직업은 위험에 처해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AI 대 인간 ‘일자리 전쟁’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대서양과 걸프 해안의 항만 노조인 국제항만노동자협회(ILA)에 가입한 미국 부두 노동자들은 고용주 측으로부터 6년간 약 62%의 임금 인상안과 자동화 기술 사용에 의한 고용 안정 장치를 보장받는 내용의 노사 합의를 이뤘다. 이로써 기존 39달러인 미 동부 항만 노조원의 시간당 임금은 63달러로 오른다.임금 인상은 작년 10월 동부 항만 노조가 47년 만에 첫 대규모 파업을 벌일 당시 조 바이든 행정부의 중재로 3일 만에 잠정 합의를 이룬 사항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번에 새롭게 타결을 이룬 부분은 AI 도입에 의한 고용 안정 장치다. 지난해 첫 파업에서 임금 인상안에 잠정 합의를 본 이후 노사는 AI 도입 문제에 초점을 맞춰 오는 15일을 마감 시한으로 협상을 벌여왔다.
새 협약에 따르면 동부 항구에서 여러 대의 기계를 한 명의 부두 노동자가 동시에 관리하는 반자율 크레인 사용은 계속 허용된다. 하지만 새로운 반자율 장비를 추가하는 회사는 추가된 크레인당 한 명의 부두 노동자를 고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현재 반자율 크레인 116대를 운영하는 버지니아 항구는 수년에 걸쳐 반자율 크레인 36대를 새로 도입할 계획으로, 36대의 크레인마다 한 명의 부두 노동자를 추가로 채용해야 한다.
○노사 간 절충점 찾아
이번 합의로 자동화 기술을 도입하려는 해운회사의 비용은 늘 수밖에 없다. 다른 항만 노조 관할 아래 있는 미 서부 해안의 일부 항구는 이미 완전 자동화된 크레인과 차량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사측도 어찌 됐든 도입을 관철했다는 점에서 “꽤 의미 있는 성과”라고 평가하는 분위기라고 WSJ는 전했다. 합의에 정통한 소식통은 “고용주가 신기술을 도입하고자 할 때 명확한 시간표와 안전장치를 추가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해운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타결로 정치적 압박에서도 벗어날 수 있게 됐다.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해 대선 기간 내내 부두 노동자의 대폭적인 임금 인상을 지지하고, 이들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AI 기술 사용에 반대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달 ILA 회장과 만난 뒤 SNS에서 “(항만 자동화로) 절약되는 돈은 그것이 미국 노동자들에게 초래하는 고통, 상처, 피해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로봇의 일자리 잠식, 화약고 될 수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로봇을 둘러싼 (노사 간) 전쟁이 새 행정부에서 화약고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 최대 노동단체인 노동총연맹(AFL-CIO)에 따르면 조합원 1200만 명 가운데 70%가량이 기술 발전으로 대체될 가능성을 우려했다.특히 금융권에서는 AI가 인간의 업무를 잠식할 것이란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산하 연구기관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 보고서를 인용해 “전 세계 은행의 최고 정보·기술 책임자들이 평균적으로 인력의 3%가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고 보도했다. 응답자 93명 가운데 약 4분의 1은 5~10% 감축 가능성을 점쳤다.
이에 따라 전 세계 은행들이 3~5년 안에 최대 20만 개의 일자리를 줄일 것이란 관측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토마시 노에첼 BI 선임분석가는 “(고객을 직접 상대하지 않는) 백 오피스와 미들 오피스, 운영 부문이 가장 큰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있다”며 “일상적이고 반복적인 작업이 포함된 모든 직업은 위험에 처해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