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있으면 '줍줍' 못한대"…알짜 단지에 실수요자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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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순위 청약 제도 개편 앞두고 청약 흥행"
"일부 과열 때문에 개편, 적절치 않아"
"일부 과열 때문에 개편, 적절치 않아"

15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전날 서울 송파구 거여동 'e편한세상송파파크센트럴' 전용면적 84㎡ 1가구를 모집하는 무순위 청약에 8446명이 몰렸다. 평균 경쟁률은 8446대 1이다. 이번 물량은 계약 취소에 따른 잔여분으로 다자녀 특별공급 1가구에 8000명 넘는 인원이 청약통장을 던졌다.
다자녀 가구에만 한정된 물량이었지만 청약 전부터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쏟아졌다. 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한 누리꾼은 "당첨될 분들 미리 축하드린다", "시세보다 6억원이나 낮으니 이런 게 진짜 로또 아니겠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시세보다 가격이 높지만 실수요자들의 관심을 받은 단지는 또 있다. 지난 13일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강서구 등촌동 '힐스테이트 등촌역'은 79가구 모집에 3996명이 몰려 50.5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무순위 청약 제도 개편을 앞두고 일부 실수요자들이 서울 무순위 청약에 몰리면서 양호한 성적이 나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부는 오는 2월 무순위 청약제도 개편과 관련한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국토부가 무순위 청약 제도 개편에 나선 것은 이 제도가 투기 수단으로 변질되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다. 방아쇠가 된 것은 지난해 경기도 화성시 오산동 '동탄역 롯데캐슬'. 해당 아파트 무순위 청약에 294만4780명이 몰리면서 청약 홈페이지가 마비되기도 했다. 또 부양가족 가점제 중 직계존손의 3년 이상 실거주 부분에서 위장전입을 하는 등 규정을 위반하는 사례가 나왔다.

다만 제도 개편 자체가 아쉽다는 평가도 나온다.
박지민 대표는 "단순히 일부 단지에 실수요자들이 몰리는 것만 가지고 제도를 바꿔선 안된다"며 "최근 지방을 중심으로 악성 미분양이 빠르게 늘고 있는데 이런 물량을 해소하는 데 있어 무순위 청약이 역할을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도 개편으로 수요가 줄어들면 지방은 지속적으로 미분양이 해소되지 않을 것이고 이는 장기적으로 수도권, 더 나아가서는 부동산 시장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