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 환영해야 한다"…中상하이에서 벌어진 일

상하이 찾는 韓관광객 180%↑
한국인 겨냥 슈퍼카 퍼레이드도

사진=연합뉴스

중국이 한국인을 대상으로 무비자 입국 조치를 내놓은 후 중국 상하이를 찾는 한국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중국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14일 중국 온라인 여행 플랫폼 씨트립(携程)에 따르면 작년 11월 8일부터 12월 28일까지 상하이를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은 전년 대비 180% 넘게, 전월보다는 40%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하이 세관 통계를 보면 지난달 상하이 푸둥공항으로 입국한 한국 국적 여행객은 13만명을 넘었다.

중국 누리꾼들은 상하이를 찾는 한국인 여행객 대다수가 와이탄(外灘)에서 출발한 뒤 시내 신톈디(新天地), 우캉로(武康路), 대한민국 임시정부 터, 위위안(豫園) 등을 거쳐 외곽 주자자오(朱家角), 디즈니랜드로 가는 일종의 '코스'를 따른다는 점을 주목했다.

싱가포르 연합조보는 한국 여행객들 사이에 온라인 동영상 등으로 '꼭 가봐야 할 식당'으로 공유된 곳들이 붐비고 있고, 적지 않은 한국인들이 칭다오맥주를 기념품으로 산다고 보도했다.

한국인 방문이 늘면서 한국어 입간판과 '생일 축하' 서비스 등도 따로 마련되고 있다. 중국신문사는 상하이 인민광장 상권의 한 훠궈(火鍋) 가게 점주를 인용, 작년 11월 10일부터 한국인 여행객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현재는 이 식당의 하루 평균 이용객 1200~1500명 가운데 15%가 한국인이라고 부연했다.

연합조보는 "일부 중국 네티즌은 한국인 관광객의 여행 코스가 천편일률적일 뿐만 아니라 옷차림도 매우 비슷하다고 본다"며 "많은 한국 남성 청년이 가운데 가르마를 타고, 외꺼풀 눈에 높은 광대뼈, 세련된 옷차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묘사했다.

중국이 내수 침체 속에 외국인들의 방문을 적극 유치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막상 중국에 와서도 돈을 잘 쓰지 않는 유럽·미국 여행객들과 달리 한국 관광객은 상하이에서 트렌디한 옷과 명품 가방, 손톱·귀 관리, 중국 전통 복장 입고 사진 찍기 등에 적극적으로 지갑을 열고 있어 현지 주목을 받는 모양새다.

상하이에 거주하는 '부유층 2세'(富二代)들이 한국인 여행객들이 몰리는 우캉로 등에 이른 아침부터 슈퍼카를 몰고 나오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한국인 여행객이 휴대폰으로 차를 찍으려 하면 포즈를 취해주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조보는 "이 슈퍼카 퍼레이드가 뜻밖에도 최근 상하이를 방문한 한국 관중을 겨냥한 것이었다고 누가 생각했겠는가"라고 전했다. 또 고급 자동차가 너무 많이 몰리자 현지 경찰이 지난 12일 우캉로를 향하는 슈퍼카 행렬을 통제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중국 누리꾼들은 "한국 관광객이 중국에 와서 여행하는 것은 소비를 유발할 뿐만 아니라 중국에 대한 편견을 깰 수 있는 것으로, 본래 윈윈의 측면이 있는 만큼 크게 환영해야 한다" 등 반응을 내놨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