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미 다이먼 JP모간체이스 회장./ 사진=REUTERS
제이미 다이먼 JP모간체이스 회장./ 사진=REUTERS
제이미 다이먼 JP모간체이스 회장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를 반(反)시장 정부로 규정하고 “끝없이 헛소리를 해왔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향해서는 친(親)기업·친성장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규제 완화 기조가 기업 간 인수합병(M&A)을 활발하게 만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이먼 회장은 13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간 헬스케어 콘퍼런스 2025’ 기조연설자로 나서 “바이든 행정부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끊임없이 헛소리(crap)를 해왔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그들은 이윤을 갈취했고(profit gouging) 거의 웃음이 나올 정도로 반(反)시장적인 다양한 정책을 폈다”며 “연방거래위원회(FTC)와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전부 틀린 주장만을 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결국 이 지경까지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당선인에 대해서는 정반대의 평가를 내렸다. 다이먼 회장은 규제 완화에 대한 입장을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대뜸 “트럼프가 마음에 들든 그렇지 않든간에 그는 친기업, 친성장주의자”라고 답했다. 필요한 책임도 없애는 느낌이 강한 ‘규제 완화’라는 단어 대신 ‘관료주의 타파’를 제시한 그는 “유럽만큼은 아니지만 미국도 어디에서나 끝없고 무력한 관료주의를 맞닥뜨리게 된다”며 “(트럼프 당선인의 말처럼) 당연히 지금보다 더 효율적인 정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이먼 회장이 공개석상에서 트럼프 당선인을 바이든 대통령과 비교하며 치켜세운 건 이례적이다. 두 사람의 관계가 과거 껄끄러웠기 때문이다. 다이먼 회장은 2023년 말 월가 인사들이 참석한 한 행사에서 “(트럼프 재선을 막기 위해 매우 진보적인 민주당 지지자라도 헤일리를 도와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고, JP모간은 대선 직전 트럼프 당선인의 공식 SNS 계정에 다이먼 회장이 트럼프를 지지한다는 글이 올라오자 즉각 부인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오히려 다이먼 회장이 사적으로는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다이먼 회장은 트럼프 1기에 이어 2기 행정부 출범에 앞서서도 재무장관 후보로 거론됐지만 결국 내각 인선에서 배제됐다.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공개 칭찬은 M&A 시장의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이먼 회장은 “모든 산업 분야에서 M&A 환경이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건 JP모간은 물론 국가에도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의 대중(對中) 폭탄 관세 기조에 대해서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제대로 사용하면 괜찮지만 잘못 사용하면 정말 고통스러울 수도 있을 것”이라며 “희토류 등 국가 안보에 대한 보복이 돌아오는 상황이 오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송영찬 특파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