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난 데미 무어와 오겡끼데스까의 추억…시린 겨울, 그래도 극장 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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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 무어 <서브스턴스>, 나카야마 미호 <러브레터>
극장가 침체 속 예술영화 두 편 ‘조용한 흥행’
검증된 작품성에 수상, 사망 소식 들리며 추억 소환
극장가 침체 속 예술영화 두 편 ‘조용한 흥행’
검증된 작품성에 수상, 사망 소식 들리며 추억 소환
![영화 '러브레터' 스틸. /한경DB](https://img.hankyung.com/photo/202501/01.39208715.1.jpg)
상업영화들의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반가운 건 독립·예술영화의 선전이다. 박스오피스에서 조용히 누적관객 수를 늘려가는 영화 ‘서브스턴스’와 ‘러브레터’가 대표적이다. 따끈한 신작과 오랜만에 만나는 재개봉작이란 차이는 있지만, 데미 무어와 고(故) 나카야마 미호라는 걸출한 주연 여배우와 씨네필들이 쌓은 추억의 힘이 흥행을 이끈다는 점은 같다.
![영화 '서브스턴스' 스틸. /찬란](https://img.hankyung.com/photo/202501/01.39208770.1.jpg)
<서브스턴스>는 ‘아트버스터’(예술영화+블록버스터)라 부를 만큼 기대 이상의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전날까지 누적 관객 수가 21만1594명으로 <퍼펙트 데이즈>(13만)는 물론, 지난해 개봉한 독립·예술영화 누적관객수 1위인 <존 오브 인터레스트>(20만7115명)마저 제쳤다. 이번 확대 상영도 2030 여성층을 중심으로 관람수요가 늘어난 데 따른 결정으로 알려졌다.
▶[관련 리뷰]화려한 스타였던 ‘늙은’ 여배우…‘젊음’에 대한 집착으로 괴물이 되어 간다
![배우 데미 무어가 지난 6일(한국시간) '제82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모습. /AP, 연합](https://img.hankyung.com/photo/202501/01.39208763.1.jpg)
겨울 영화 하면 떠오르는 <러브레터>도 독립·예술영화 박스오피스 상단을 장식하고 있다. 지난 1일 개봉한 이후 전날까지 2주간 6만7000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 개봉 첫날엔 좌석 판매율이 42%로 이날 전체 영화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검증된 영화적 완성도와 예술성에 리마스터링 등 때깔까지 고와진 ‘선명한 클래식’ 재개봉작들이 강세인 요즘 극장가와 가장 잘 어울리는 작품이란 평가다.
![영화 '러브레터' 스틸. /한경DB](https://img.hankyung.com/photo/202501/01.39208708.1.jpg)
1995년 일본에서 동명의 소설을 바탕으로 제작된 이와이 슌지 감독의 <러브레터>는 한국에서만 9번째 개봉하는 영화다. 매번 재개봉할 때마다 반복해서 보는 회전문 관객들이 많았지만, 이번 개봉은 보다 특별하게 와닿는단 반응이 많다. <러브레터>가 알려진 것처럼 단순히 아련한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자세히 뜯어보면 죽음에서 삶으로 향하려는 한 인간의 이야기란 점에서다. 안전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는 최근 사회 분위기 속에서 또 다른 영화적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는 것이다.
“오겡끼데스까? 와타시와 겡끼데스(잘 지내나요? 나는 잘 지내요)”를 외쳤던 주연 배우 나카야마 미호에 대한 추억으로 관람하러 간다는 관객들도 많다. 재개봉을 앞둔 지난달 6일 나카야마 미호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이 들렸기 때문이다. 한 영화제작사 관계자는 “상징적인 배우의 삶은 영화의 흥행에도 영향을 준다”면서 “영화를 봤던 관객들은 나카야마 미호를 기억하면서, 보지 않았던 관객들은 예전 모습이 궁금해 관람하는 경우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영화 '러브레터' 포스터. /워터홀컴퍼니](https://img.hankyung.com/photo/202501/01.39208707.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