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가 지난해 4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인공지능(AI) 등 첨단 반도체 수요 증가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AI칩 생산 싹쓸이한 TSMC, 작년 4분기 순이익 역대 최대
TSMC는 작년 4분기 순이익이 3746억대만달러(약 16조5700억원)를 기록했다고 16일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한 규모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다. 블룸버그 예상치(3698억 대만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해 연간 순이익은 1조1732억8000만대만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8684억6000만대만달러(약 38조4000억원)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38.8% 불어났다. 지난해 총매출은 2조9000억대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이 회사가 1994년 주식시장에 상장한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공정별 매출 비중은 3㎚(나노미터·10억 분의 1m) 공정 26%, 5㎚ 34%, 7㎚ 14% 등 선진 공정 비중이 전체의 74%를 차지했다.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첨단 반도체 수요가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고 로이터통신은 분석했다. TSMC는 엔비디아의 AI칩을 비롯해 애플 아이폰에 들어가는 프로세서와 퀄컴, AMD 등의 반도체를 위탁생산하고 있다.

TSMC는 올해부터 2㎚ 공정에 본격 착수하며 글로벌 선두 입지를 한층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빅테크들이 전력 소비가 적고 데이터 처리 속도는 빠른 칩을 요구해 2㎚ 공정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TSMC는 2㎚ 공정에서 지난해 시험 생산을 거듭한 끝에 60%대 높은 수율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TSMC는 작년 설비투자 지출액 대비 약 41.1% 많은 380억~420억달러를 투자해 파운드리 및 첨단 패키징 생산능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