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사회의 오랜 관행인 ‘간부 모시는 날’이 지속되는 가운데 공무원 10명 중 9명은 이를 없애길 바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6일 행정안전부와 인사혁신처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해 지난해 11월 진행한 합동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공무원 15만4317명(중앙 부처 6만4968명, 지방자치단체 8만9349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조사 방식으로 이뤄졌다.

간부 모시는 날이란 공무원들이 순서를 정해 사비로 간부에게 식사를 대접하는 관행을 일컫는 말이다. 조사에 응한 공무원 5명 중 1명(18.1%)은 최근 1년 내 간부 모시는 날을 경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앙 부처에서 일하며 경험했다고 답한 경우는 10.1%, 지자체에서는 23.9%로 두 배 이상 차이가 났다. 심하면 매주 1~2회 간부를 모시고 있었다.

경험 빈도 조사 결과 지자체 행정기관은 주 1~2회가 45.9%로 가장 많았고 중앙 행정기관은 월 1~2회가 46.1%로 가장 많았다. 공무원 10명 중 9명(91%)은 간부 모시는 날이 불필요하다고 답했다. 이들은 가장 시급한 것으로 간부 공무원의 인식 개선(37.4%)을 꼽았다.

정부는 이날 중앙·지자체 조직문화 담당 부서를 대상으로 근절 대책회의를 열었다. 회의 내용에 대해 행안부 관계자는 “저연차 공무원들이 마련한 조직문화 혁신안을 권고하고, 간부 모시는 날 실태조사를 정례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오유림 기자 ou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