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은 뉴클리어 파워"…한반도 비핵화 대신 '핵군축 스몰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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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출범
(3) 외교·안보 - 동북아 안보지형 급변
제재로는 北비핵화 불가능 판단
정권보장 제시 美·北회담 가능성
韓, 대북정책 전면 전환 불가피
트럼프, 주한미군과 영상통화
"김정은 어떻게 하고 있나" 질문
(3) 외교·안보 - 동북아 안보지형 급변
제재로는 北비핵화 불가능 판단
정권보장 제시 美·北회담 가능성
韓, 대북정책 전면 전환 불가피
트럼프, 주한미군과 영상통화
"김정은 어떻게 하고 있나" 질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취임 직후 북한을 ‘핵 능력 보유국(nuclear power)’으로 지칭해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상황이 급변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언급은 돌출 발언이 아니라 미 행정부 전반의 시각을 반영한 것으로 미·북 대화 재개의 포석을 깔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 핵 군축 협상을 벌이는 등 북핵을 용인하면 북한 비핵화에 기반해 온 한국의 대북 정책도 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이 북한 비핵화를 포기하고 곧 핵 동결과 군축을 위한 스몰딜에 나서려고 포석을 놨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한반도전략센터장은 “트럼프와 핵심 측근들이 북한 비핵화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군비 통제에 나서겠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중국의 급속한 군비 증강으로 미군이 대만과 한국 두 전장에 동시 대응하기 어려워지자 북한을 묶어둘 유화책을 들고나왔다는 평가도 있다.
다만 ‘핵 능력 보유국’은 국제사회가 공식적으로 핵을 가진 나라로 인정하는 ‘핵무기 국가(nuclear weapon state)’를 뜻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핵무기 국가는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다섯 곳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식 직후 군 관계자를 위한 무도회에서 경기도 평택에 있는 미군 기지인 캠프 험프리스의 주한미군 장병들과 영상 통화했다. 그는 “김정은은 어떻게 하고 있느냐”며 “한국이 지금 어떻게 돼 가고 있는지 물어봐도 되냐”고 말했다. 이어 “내가 그와 매우 좋은 관계를 발전시켰지만 그는 터프한 녀석(cookie)”이라고 했다.
북핵 인정은 주변국 핵무장을 잇달아 촉진할 가능성이 크다. 일본은 물론 한국도 자체 핵무장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 의회 관계자는 “북핵 인정으로 한국이 핵무장을 시도한다고 해도 어쩔 수 없다는 기류가 있다”고 말했다. 적극 독려하진 않더라도 용인할 수 있다는 취지다.
이현일/배성수 기자/워싱턴=이상은 특파원 hiuneal@hankyung.com
트럼프, 북한 ‘뉴클리어 파워’ 지칭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퇴임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어떤 위협을 지목했냐는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그들은 그게(북한이) 엄청난 위협이라고 생각했다. 이제 그(김정은)는 뉴클리어 파워”라고 말했다. 이어 “난 김정은과 매우 우호적이었고 그는 나를 좋아했다. 나는 그를 좋아했고 매우 잘 지냈다”며 “내가 돌아온 것을 그가 반기리라 생각한다”고도 했다.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핵 능력 보유국’으로 지칭한 것은 북한이 미사일과 핵무기 기술을 고도화한 현실을 미 행정부가 사실상 인정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 14일 피터 헤그세스 국방장관 후보자가 북한과 관련해 같은 용어를 써 논란이 일었는데, 트럼프 대통령도 비슷한 인식을 드러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이 북한 비핵화를 포기하고 곧 핵 동결과 군축을 위한 스몰딜에 나서려고 포석을 놨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한반도전략센터장은 “트럼프와 핵심 측근들이 북한 비핵화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군비 통제에 나서겠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중국의 급속한 군비 증강으로 미군이 대만과 한국 두 전장에 동시 대응하기 어려워지자 북한을 묶어둘 유화책을 들고나왔다는 평가도 있다.
다만 ‘핵 능력 보유국’은 국제사회가 공식적으로 핵을 가진 나라로 인정하는 ‘핵무기 국가(nuclear weapon state)’를 뜻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핵무기 국가는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다섯 곳이다.
트럼프, 김정은 만나나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으로 한국 안보 환경이 급변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이 북핵을 용인하면 북한 비핵화를 목표로 정책을 추진해 온 한국의 대북 정책은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당장 북핵을 인정해 어떻게 하겠다기보다 큰 틀에서 김정은을 향해 트럼프 대통령이 크게 한 수 던졌다고 봐야 한다”면서도 “미국이 북핵을 인정하는 쪽으로 가면 (한국 대북 정책의) 거의 모든 것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핵무기 감축·개발 중단 대가로 정권 안전 보장과 관광 자유구역 개발 등 당근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북핵 인정은 주변국 핵무장을 잇달아 촉진할 가능성이 크다. 일본은 물론 한국도 자체 핵무장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 의회 관계자는 “북핵 인정으로 한국이 핵무장을 시도한다고 해도 어쩔 수 없다는 기류가 있다”고 말했다. 적극 독려하진 않더라도 용인할 수 있다는 취지다.
이현일/배성수 기자/워싱턴=이상은 특파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