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조류독감이 보내는 재앙의 신호
<조류독감이 온다>를 쓴 로버트 웹스터는 뉴질랜드 출신의 세계적인 바이러스 학자다. 조류독감과 인간독감 사이의 연관성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책에는 독감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평생에 걸쳐 전 세계를 돌아다닌 그의 연구 여정이 담겨 있다.

과학자들은 연구를 통해 조류독감과 인간독감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1918년 스페인독감을 비롯해 많은 독감이 조류에서 유래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독감 바이러스들은 잠시도 쉬지 않고 돌연변이를 일으키고, 오리와 닭 돼지 몸속에서 유전자 분절을 교환한다. 언제라도 치명적인 인간독감으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바이러스는 철새의 몸에 실려 험준한 산맥을 넘고, 사막을 가로지르고, 바다를 건넌다. 닭과 오리 몸에 실려 시장에서 팔리거나, 돼지 몸에 실려 이웃 나라 농장으로 옮겨지거나, 인간의 몸에 실려 해외여행을 떠날 수도 있다. 저자는 조류독감 팬데믹은 더 이상 ‘만약’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의 문제라고 강조한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