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동상 찾아가더니…" 같은 듯 다른 北 '설날 풍경'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2003년부터 음력설 공식 '설 명절'
남한처럼 떡국 먹고 윷놀이 하지만
구정보다 주로 신정에 차례·세배
인사말은 "새해를 축하합니다"
남한처럼 떡국 먹고 윷놀이 하지만
구정보다 주로 신정에 차례·세배
인사말은 "새해를 축하합니다"
민족 최대 명절인 설 명절 연휴가 28일부터 시작됐다. 남한에선 설날 당일이면 차례를 통해 조상님께 새해 인사를 드리는 풍습이 있다.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과 함께 떡국을 먹으며 "떡국 한 그릇에 나이 한 살씩 더 먹는다"는 농담하기도 하고, 윷놀이 등을 하며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학생들에겐 집안 어른들께 세배한 뒤 받는 두둑한 세뱃돈을 위해 기다려온 날이기도 할 테다.
같은 뿌리를 가진 북한에도 설 명절이 있다. 남한처럼 조상에게 설 인사를 드리는 차례를 하고, 떡국을 먹으며 가족들과 함께 윷놀이도 즐긴다고 한다. 가족 웃어른들은 세배하는 아이들을 위해 세뱃돈이나 학용품 등 선물을 건넨다. 하지만 북한은 음력설(우리의 구정)보다 양력설(1월1일·신정)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선대인 김일성·김정일 동상을 찾아 선서하는 등 관행도 있다고 한다.
다만 시간이 흐르면서 북한 당국은 1972년 추석부터 성묘를 허용했고, 김정일은 1980년대 사회주의권이 체제 수호를 위해 '우리민족제일주의'를 강조하며 그 일환으로 민속 명절을 부활시켰다. 1988년 추석 명절이 허용됐고, 이듬해인 1989년 음력설과 한식, 단오가 부활했다.
음력설이 공식적으로 '설 명절'이 된 건 2003년이다. 당시 김정일은 음력설을 기본 설 명절로 지정했고 정월대보름을 휴일로 지정했다. 이와 함께 단오와 추석을 각각 예정 명칭인 수리날과 한가위로 부를 것을 지시했다. 그렇다면 같은 듯 다른 북한의 설 풍경은 어떨까. 노동신문의 보도를 보면 설 당일 돌아가신 조상에겐 차례를 통해 설 인사를 드리고 웃어른에겐 세배를 드리는 인사 예절이 있다고 한다. 양력설에 차례와 세배를 드리는 게 일반적이지만 음력설에 하는 경우도 있다. 북한 주민들은 새해 인사를 담은 축하장도 주로 양력설에 보내지만, 휴대폰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음력설에도 문자로 새해 인사를 보낸다고 한다.
북한 주민들이 설날에 주로 먹는 명절 음식은 떡과 만두, 튀김류, 고기구이와 수정과 등이다. 대표적인 설날 음식인 떡국엔 꿩고기와 닭고기가 주로 들어간다. 양강도 등 북쪽 지역에선 감자로 만든 전분 국수도 먹는다. 설날 민속놀이는 윷놀이가 대표적이다. 이 외에도 주로 남자는 장기, 여성은 널뛰기, 어린이는 연 띄우기와 제기차기 등 여러 놀이를 즐긴다.
설 풍경도 다른 부분이 적지 않다. 북한에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인사말 대신 "새해를 축하합니다"라는 인사말이 보편적이라고 한다. 연휴 기간도 남한은 설 당일 전후로 3일간이 설 연휴지만 북한은 대체휴일 없이 설날 당일 하루만 공휴일이다. 북한은 세배 답례로는 학용품 등 선물을 주는데, 최근엔 현금으로 답례하는 경우가 늘었다고 한다. 남한에서 명절마다 발생하는 교통체증과 귀성 전쟁도 북한에선 찾기 힘든 모습이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
같은 뿌리를 가진 북한에도 설 명절이 있다. 남한처럼 조상에게 설 인사를 드리는 차례를 하고, 떡국을 먹으며 가족들과 함께 윷놀이도 즐긴다고 한다. 가족 웃어른들은 세배하는 아이들을 위해 세뱃돈이나 학용품 등 선물을 건넨다. 하지만 북한은 음력설(우리의 구정)보다 양력설(1월1일·신정)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선대인 김일성·김정일 동상을 찾아 선서하는 등 관행도 있다고 한다.
1989년 부활한 北 음력설
28일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은 1970년대까지만 해도 양력설을 유일한 명절로 인정했다. 북한 당국이 1967년 김일성의 '봉건 잔재 일소' 지시에 따라 공식 설인 양력설을 제외한 음력설(우리의 설) 추석 등을 폐지하면서다.다만 시간이 흐르면서 북한 당국은 1972년 추석부터 성묘를 허용했고, 김정일은 1980년대 사회주의권이 체제 수호를 위해 '우리민족제일주의'를 강조하며 그 일환으로 민속 명절을 부활시켰다. 1988년 추석 명절이 허용됐고, 이듬해인 1989년 음력설과 한식, 단오가 부활했다.
음력설이 공식적으로 '설 명절'이 된 건 2003년이다. 당시 김정일은 음력설을 기본 설 명절로 지정했고 정월대보름을 휴일로 지정했다. 이와 함께 단오와 추석을 각각 예정 명칭인 수리날과 한가위로 부를 것을 지시했다. 그렇다면 같은 듯 다른 북한의 설 풍경은 어떨까. 노동신문의 보도를 보면 설 당일 돌아가신 조상에겐 차례를 통해 설 인사를 드리고 웃어른에겐 세배를 드리는 인사 예절이 있다고 한다. 양력설에 차례와 세배를 드리는 게 일반적이지만 음력설에 하는 경우도 있다. 북한 주민들은 새해 인사를 담은 축하장도 주로 양력설에 보내지만, 휴대폰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음력설에도 문자로 새해 인사를 보낸다고 한다.
설 공휴일은 3일 아닌 하루
설 풍경의 가장 큰 차이점은 남한은 양력설이 아닌 음력설에 차례와 세배를 드리지만, 북한은 반대의 경우가 훨씬 더 많다는 점이다. 이와 함께 북한 당국은 김일성·김정일 동상을 찾아 새해 첫인사를 하도록 권유한다. 이에 따라 북한 주민들은 만수대언덕 등 전국 각지에 위치한 동상을 찾아 꽃다발과 꽃바구니 등을 진정하고 선서하는 등 관행이 존재한다고 한다.설 풍경도 다른 부분이 적지 않다. 북한에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인사말 대신 "새해를 축하합니다"라는 인사말이 보편적이라고 한다. 연휴 기간도 남한은 설 당일 전후로 3일간이 설 연휴지만 북한은 대체휴일 없이 설날 당일 하루만 공휴일이다. 북한은 세배 답례로는 학용품 등 선물을 주는데, 최근엔 현금으로 답례하는 경우가 늘었다고 한다. 남한에서 명절마다 발생하는 교통체증과 귀성 전쟁도 북한에선 찾기 힘든 모습이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