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사진=REUTERS
딥시크의 충격으로 AI랠리가 흔들린 후 월가는 지난 2년간 엔비디아와 매그니피센트 세븐 위주로 상승해온 미국 증시에서 올해 다각화가 좀 더 진전될 것으로 예상했다.

29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금주 첫 거래일에 나스닥이 3.1% 폭락하고 S&P500도 1.46% 크게 하락했으나 S&P 500 지수를 구성하는 기업 가운데 351개 기업은 상승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나스닥은 물론이고 S&P500도 그간 일부 대형 기술 기업의 오르 내림에 쏠려 있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딥시크 쇼크에도 상승한 주식들은 주로 금융회사와 의료 기업들이다. 최대은행인 JP모건체이스나 골드만 삭스 등 금융회사들은 이틀 연속 주가가 올랐다. 존슨앤존슨이나 CVS같은 의료기업과 월마트 같은 오프라인 소매업체들도 딥시크 쇼크 당일인 27일 오히려 대부분 주가가 상승했다.

즉 엔비디아같은 AI칩 공급업체처럼 AI 공급망 관련 기업이 아닌 기업들은 오히려 딥시크 AI모델의 등장으로 일반 기업들이 앞으로 AI에 저렴하게 억세스할함으로써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 평가를 받은 것이다.

기술 기업중에서도 AI 기반 고객서비스를 내세우는 세일즈포스 같은 회사도 주가가 상승했다.

AI 투자에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애플은 딥시크 쇼크 이후 갑자기 선견지명이 있는 것처럼 보이면서 27일과 28일 연속으로 주가가 올랐다. 오픈소스로 AI 모델을 개발해온 메타 플랫폼 역시 AI 관련 주식의 하락속에서도 이틀 연속 주가가 상승한 기술주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눈에는 띄지 않지만 올들어 미국 증시에서는 매그니피센트7 이외 기업들의 주가가 살금 살금 오르고 있다.

LSEG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증시에서 매그니피센트 7을 제외한 S&P500의 나머지 493개 기업의 주가는 올들어 6.6% 상승했다. 반면 매그니피센트 7그룹의 주가는 1.4% 하락했다.

매그니피센트 세븐 주식은 시장 전체에 비해 엄청난 프리미엄으로 거래되고 있다. 지난 주말 기준으로 엔비디아 주가는 순이익 대비 약 60배에 거래됐다. 이는 S&P 500 기업 전체 평균 22배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더 반센 그룹의 최고투자책임자 데이비드 반센은 "AI 관련 주식이 투자자 포트폴리오에서 과도한 가중치를 가지고 있으며 지수에서 높은 집중도를 가지고 있다는 것 자체가 위험”이라고 지적했다.

2022년 11월에 챗GPT가 AI 붐을 일으킨 이후 매그니피센트 7 회사의 시장 가치는 약 10조달러 증가했다.

LSEG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015년에 현재 매그니피센트 세븐으로 분류되는 7개 기업의 S&P500 지수내 비중은 9%에도 못미쳤다. 당시 엔비디아와 테슬라의 시가총액이 미미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20년에 매그니피센트 세븐 기업의 주가 비중은 17%로 늘었고, 올해는 34%로 집중도가 급격히 증가했다. 엔비디아의 급등이 매그니피센트7의 비중을 키웠다.

중국산 저가 AI 충격으로 당분간 엔비디아 등 일부 대형 기술주가 부진해도 나머지 95%의 종목이 오르는 시장이라면 전체 주식 시장에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결론이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