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실적 부진했는데…머스크 장담에 시간외 '급등'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부진한 실적을 발표했으나, 올해 자율주행차 사업과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개발 등 부문에서 큰 진전을 이룰 것이라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발언에 힘 입어 정규 증시 마감 후 시간 외 거래에서 4% 넘게 상승했다.

머스크 CEO는 이날 테슬라의 4분기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 소프트웨어 FSD(Full Self Driving)를 이용한 로보(무인)택시 서비스를 오는 6월 테슬라 본사가 있는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머스크는 "6월에 오스틴에서 운전자 감독이 없는(unsupervised) FSD를 유료 서비스로 출시할 것"이라며 "이것이 아주 먼 미래의 신화적 상황이 아니라 말 그대로 5개월 후의 일이라고 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올해 말까지 미국 몇몇 다른 도시들에서, 아마도 내년에는 미국 전역에서 완전히 자율주행하는 테슬라 서비스를 출시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완전자율주행 기술과 관련해 사람들이 자신을 거짓말하는 양치기 소년에 빗대왔다면서 "하지만 나는 이번에는 진짜 늑대가 나타났다고 말하고 있다. 그것은 자율주행(self driving) 늑대"라며 "그것은 여러분을 위해 운전을 해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FSD 기술 안전성에 관해서도 "사람들은 (FSD) 버전 13을 통해 개선을 확인했으며, 버전 13의 점진적으로 향산된 버전과 버전 14는 그것을 뛰어넘는 훨씬 더 중요한 또 다른 단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테슬라는 로보택시 전용으로 개발 중인 신차 사이버캡(Cybercab)의 양산은 작년 10월 발표한 대로 2026년 시작을 목표로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머스크는 이날 휴머노이드 로봇인 '옵티머스'에 대해서도 "분명히 시간이 지남에 따라 훈련 비용이 극적으로 떨어질 것"이라며 올해 12월 말까지 옵티머스 약 1천대를 만드는 데 성공하고 이 로봇들이 유용한 일들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테슬라가 이날 발표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4분기 매출은 257억700만달러(약 37조1천466억원), 주당순이익(EPS)은 0.73달러(약 1천55원)를 기록했다. 매출과 EPS 모두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월가 평균 예상치(매출 272억6천만달러, EPS 0.76달러)에 못 미쳤다.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 늘었지만, 자동차 부문 매출은 197억9천800만달러(약 28조6천81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3% 줄어든 15억8천300만달러(약 2조2천874억원)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6.2%로, 전년 동기(8.2%)보다 2.0%포인트, 직전 분기(10.8%)보다는 4.6%포인트 낮아졌다.

회사 측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감소한 배경으로 "가격 정책과 금융 옵션 때문에 모델 S·3·X·Y 차량의 평균 판매 단가(ASP)가 낮아진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미 언론에 따르면 테슬라는 작년 하반기 재고 차량 구매자에게 다양한 가격 할인 혜택을 제공한 바 있다.

테슬라의 작년 연간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보다 1% 감소한 178만9천226대로, 테슬라 역사상 처음으로 판매 성장세가 꺾인 상태다.

하지만 테슬라는 작년 4분기 성과로 "차량당 매출원가(COGS)가 3만5천달러(약 5천58만원) 미만으로 역대 최저 수준에 도달했다"며 "이는 주로 원자재 비용 개선에 힘입은 결과로, 우리의 금융·리스 옵션에 대한 투자를 부분적으로 상쇄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또 올해 전망에 대해서는 "2025년은 테슬라 역사상 매우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며 "감독이 필요한(Supervised) FSD가 궁극적으로 인간의 안전 수준을 능가하는 것을 목표로 계속 빠르게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자율주행 기술 진전과 신제품 출시로 2025년 자동차 사업이 다시 성장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한다"며 "더 저렴한 모델을 포함한 신차 계획은 올해(2025년) 상반기 생산 개시를 목표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테슬라 주가는 이날 뉴욕증시에서 전날보다 2.26% 내린 389.10달러에 마감한 뒤 실적이 발표된 직후 시간 외 거래에서 3% 넘게 하락했다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 오후 7시 59분(미 동부시간)에는 4.15% 오른 405.25달러에 거래됐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경기자 khkk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