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콘텐츠 왕국’ 소니그룹 새 CEO에 도토키
일본 ‘콘텐츠 왕국’ 소니그룹 최고경영자(CEO)가 7년 만에 바뀐다. 요시다 겐이치로 회장 겸 CEO(65)는 4월부터 회장직만 맡고, 도토키 히로키 사장(60)이 CEO를 겸임하기로 했다. ‘도토키 CEO 체제’로 엔터테인먼트 중심 성장 전략을 추진할 방침이다.

도토키 CEO는 2023년 4월 사장에 취임해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최고재무책임자(CFO)를 함께 맡아왔다. 취임 후 성장 전략으로 인수합병(M&A)과 출자를 통해 게임, 애니메이션 등 콘텐츠 지적재산권(IP)을 축적했다. 최근 콘텐츠 기업 가도카와 주식 약 500억엔어치를 추가 취득해 지분 약 10%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소니그룹이 콘텐츠 비즈니스에 식견을 가진 도토키 CEO를 중심으로 게임, 영화, 음악 등 투자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도토키 CEO는 “소니의 DNA는 사업과 인력의 다양성에 있다”며 “조직의 벽을 넘어 다양성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도토키 CEO는 1987년 와세다대 상학부를 졸업하고, 소니(현 소니그룹)에 입사했다. 주로 재무 분야를 거쳐 2001년 소니은행 설립을 주도했다. 이후 통신업을 벌이던 소넷엔터테인먼트(현 소니네트워크커뮤니케이션즈)에서 부사장을 맡아 당시 사장인 요시다를 도왔다. 2013년 요시다와 함께 소니에 복귀해 스마트폰 사업을 이끌었다.

요시다는 2018년부터 사장 겸 CEO를 맡았다. 2019년 ‘감동’을 키워드로 하는 회사 ‘존재 의의’를 수립했다. 2020년부터 회장을 겸임했다. 2021년에는 전자제품 중심에서 벗어나 게임, 영화, 음악, 반도체 등을 연계한 소니그룹을 확립했다. 혼다와 전기차 개발을 추진하는 소니·혼다모빌리티도 설립했다. 2023년 회장 겸 CEO가 됐다.

소니그룹은 2025~2027년 M&A와 자사주 매입 등을 합쳐 1조8000억엔 규모의 성장투자 계획을 잡고 IP 확충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콘텐츠 쟁탈전은 격화하고 있다. 소니그룹은 지난해 봄 미국 파라마운트 글로벌에 인수를 제안했지만, 협상 과정에서 틀어졌다.

도쿄=김일규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