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부산 대피 당시 캐리어 챙긴 승객들 "무질서가 화 키울 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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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일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등에 따르면 에어부산 BX391편은 지난 28일 부산에서 홍콩으로 출발하려던 중 김해국제공항 계류장에서 항공기 내부 뒤편에서 불이 나 동체 상부를 태웠다. 당시 탑승했던 승객 170명(탑승 정비사 1명 포함)과 승무원 6명은 비상 슬라이드를 통해 탈출했고 이 과정에서 7명이 경상을 입었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이르면 31일부터 합동 감식에 돌입해 발화점과 정확한 화재 원인을 규명할 전망이다.
화재 원인 규명에 앞서 사고 당시 승무원들의 대처가 적절했는지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승객들은 "기장이 불이 난 줄도 모르고 있었다"는 취지로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에어부산 측은 "화재 확인 즉시 승무원이 기장에게 상황을 보고했다"며 "기장은 2차 피해가 없도록 유압 및 연료계통을 즉시 차단한 후 비상탈출을 선포해 신속하게 전원 대피를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또 승객들은 화재 안내 방송이 없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에어부산 측은 "별도의 안내 방송을 시행할 시간적 여력 없이 동시다발적으로 긴박하게 이뤄진 상황으로 짧은 시간 내 관련 절차에 의거해 신속하게 조치해 탈출 업무를 수행했다"고 해명했다.
한 항공사 기장은 "엔진이 작동할 때 외부 상황을 확인하지 않고 비상구를 열면 승객이 엔진 앞에 있을 경우 빨려 들어가고 뒤에 있을 경우 날아가버리는 대참사가 발생할 수 있다"며 "슬라이드가 충분히 펼쳐지지 않은 상태에서 탈출하면 추락사 위험도 있다"고 밝혔다.
일부 승객은 캐리어까지 챙겨 나오며 다른 승객들 대피를 방해하는 행동을 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김인규 한국항공대 비행교육원장은 "항공기 화재 때 90초 내 탈출해야 인명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90초 룰'이 있는데, 짐을 찾으면 시간이 허비된다"고 지적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