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이 인수한 미국 필라델피아의 필리조선소. /사진=한경DB
한화오션이 인수한 미국 필라델피아의 필리조선소. /사진=한경DB
한화오션이 국내 조선 빅3 중 마지막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주가도 ‘불기둥’을 세웠다. 올해 들어 조선업종 주요 종목 중 주가 상승률이 압도적 1등이다. 조선업 호황에 더해 미국 해양방산 시장 진입에 가장 가까운 조선사라는 점 때문이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휴 시작 직전인 지난 24일 한화오션은 10.1% 상승한 5만6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발표한 작년 4분기 실적이 흑자로 전환하자 투자자들이 환호한 모습이다.

한화오션은 작년 4분기 연결 기준 매출 3조2532억원, 영업이익 1690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실적 발표 직전 집계돼 있던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와 비교해 매출은 9.09%, 영업이익은 46.68% 웃돈 ‘어닝 서프라이즈’다.

작년 연간으로는 매출 10조7760억원, 영업이익 2379억원을 기록했다. 한화오션의 연간 영업이익이 흑자를 기록한 것은 2020년 이후 4년 만이다.

위경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한화오션 호실적의 배경으로 “생산공정 안정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고가 물량 비중 상승 과정에서 수익성이 구조적으로 개선됐다”며 “높은 환율과 낮은 후판(두께 6mm 이상의 두꺼운 철판) 가격에 이익 증가폭이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한화오션은 국내 조선 빅3 중 수익성 정상화 속도가 가장 느렸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터진 2020년 조선사들은 수주활동을 하지 못했고, 이로 인해 2021~2022년엔 일감이 없었다. 조선소 노동자들은 일감이 없어진 조선소를 떠났고, 다시 일감이 생긴 2023년부터는 생산차질이 빚어졌다.

급하게 외국인 노동자들을 채용했지만, 선박 용접의 경우 일반 용접과 비교해 난이도가 높아 인력들의 숙련도를 높이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 HD현대그룹의 조선 계열사와 삼성중공업의 생산활동 정상화 속도와 비교해 한화오션은 느렸다. 한화그룹으로의 편입 과정에서의 진통 때문이었다. 이로 인해 작년 3분기까지 실적이 기대를 밑도는 ‘어닝 쇼크’를 이어왔다. 생산 차질에 따른 지체상금 등 때문이었다. 하지만 같은해 4분기에 드디어 생산정상화 비용이나 지체상금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데 성공했다.

호실적을 발표하기 전부터도 한화오션은 올해 들어선 이후 주요 조선주들 중 압도적인 수익률을 보이고 있었다. 올해 들어선 이후 현재까지의 상승률은 51.18%로, 작년까지 업종 내 주도주였던 HD현대중공업(4.87%), HD한국조선해양(0.22%)를 압도한다. 조선업 호황이 기대되는 가운데, 한화오션이 특히 강점을 가진 특수선 분야도 주목되고 있다.

우선 조선업종 전체적으로는 이달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기 행정부의 에너지 정책 수혜가 기대되고 있다. 천연가스 수출을 늘리기 방안을 추진하는 게 한국 조선사들이 경쟁 우위를 가진 LNG 운반선 수요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위경재 연구원은 “LNG 시장 규모가 얼마나 빠르게 확대되느냐가 향후 LNG 운반선 수주 흐름을 결정하고, 해당 수주 흐름이 국내 조선사의 장기 실적 성장성을 결정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더해 한화오션은 한화그룹으로 편입된 이후 특수선(군함) 분야를 키우는 데 집중해왔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오션 특수선 부문 연간 매출액은 올해 1조962억원, 내년 1조3368억원으로 전망된다”며 “올해부터는 작년에 수주한 미국 해군 제 7함대 배속지원선들에 대한 유지보수(MRO) 수익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MRO를 넘어서 미 군함의 신조 건설 수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잇따라 한국 조선산업을 향해 러브콜을 보내기도 했다. 특히 한화오션은 미국 현지의 필리조선소 인수 작업을 마무리했기에 미국으로부터의 특수선 수주에 가장 근접했다는 평가다.

위 연구원은 “현재 시점에서 주목해야 할 이벤트는 미국의 번스-톨리프슨 수정법과 존스법의 개정”이라며 “개정되면 한화오션의 성장성은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