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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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가 국내 시행사(디벨로퍼)와 손잡고 서울 도심 임대주택 사업에 뛰어드는 등 해외 기관·업체들이 국내 임대주택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민간임대 규제 완화 추세에 국내 파트너사와 임대주택 개발로 수익을 내겠다는 구상이다.

31일 개발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디벨로퍼 엠지알브이(MGRV)는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와 임대주택 사업 개발을 위한 조인트벤처를 설립한다. 자본금은 5000억원 수준이다. MGRV와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 지분이 각각 5%, 95%로 알려졌다. 앞서 미국계 디벨로퍼 하인즈와 영국계 부동산 투자사 M&G리얼에스테이트도 서울 임대시장 진출 계획을 밝혔다.

세계 10대 연기금 중 하나인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는 글로벌 투자 시장에서 ‘큰손’으로 불린다. 운용자산(AUM) 규모(지난해 3분기 기준)가 6751억캐나다달러(약 685조원)에 달한다. 캐나다 토론토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글로벌 상장 및 비상장 주식, 부동산, 인프라 등에 투자하고 있다.

MGRV와 함께 설립하는 조인트벤처는 국내 첫 사업으로 서울 도심 내 임대주택을 선택했다. 최대 1330억원을 투입해 서울 주요 업무지구와 대학 인근 임대주택을 개발할 계획이다. 조강태 MGRV 대표는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한국 임대주택 시장의 높은 성장 가능성과 MGRV의 글로벌 경쟁력이 입증됐다"며 "커뮤니티 공간을 확대하는 등 임대주택 생태계 혁신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연기금이 국내 시장에 진출하는 이유는 정부 규제 완화 방침으로 시장 규모가 커질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8월 ‘신유형 장기민간임대주택 공급 방안’을 발표하며 중산층도 거주할 수 있는 기업형 장기민간임대주택을 2035년까지 10만 가구 이상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공공 중심으로 운영됐던 임대주택 시장을 민간에 적극 개방해 공급자와 수요자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시장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취지다. 임차인 변동에도 임대료 상승률을 제한해 온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방침도 담았다.

정부의 민간임대 시장 활성화에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국내 임대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 역시 국내 임대시장의 투자 매력도가 높아졌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피 반 우스터롬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 부동산부문 대표는 “이번 조인트벤처 결성은 한국 주거 시장 진출의 첫걸음”이라며 “인구 절반가량이 거주하는 수도권에서 고품질 주거 서비스 수요를 충족시킬 것”이라고 했다. 유오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