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임형택 한국경제신문 기자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임형택 한국경제신문 기자
삼성전자가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3E 개선제품을 올 1분기 말 공급할 계획이다. 6세대인 HBM4는 예정대로 올 하반기를 목표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1분기에 HBM 제품 판매에 일부 제약이 있을 것이란 전망도 제시됐다.

삼성전자는 31일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지난 3분기부터는 HBM3E 8단, 12단 양산·판매를 진행하고 있다"며 "4분기엔 다수의 GPU 공급사와 데이터센터 공급향으로 HBM3E 공급을 확대했고 HBM3E 매출이 HBM3 매출을 넘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4분기에 지정학적 이슈와 2025년 1분기 목표로 준비 중인 HBM3E 개선 계획이 맞물리면서 HBM 수요에 일부 변동이 발생했고 그 결과 4분기 HBM 매출은 당초 전망보다 소폭 하회한 전분기 대비 1.9배 증가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HBM3E 개선제품도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HBM3E 개선 제품도 계획대로 준비하고 있고 일부 고객사엔 개선 제품을 1분기 말부터 양산·공급할 전망"이라며 "2분기부터는 가시적 공급 증가가 본격화할 전망"이라고 했다.

올 1분기엔 HBM 수요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삼성전자는 "1분기엔 HBM 제품에 대한 일시적 판매 제약이 발생할 것"이라며 "미국 정부에서 발표한 첨단반도체 수출 통제 영향뿐 아니라 당사의 개선 제품 계획 발표 이후 고객사의 기존 수요가 개선 제품으로 옮겨가면서 HBM 수요 일부에 공백이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고객 수요가 HBM3E 8단에서 12단으로 빠른 전환이 예상되는 만큼 이에 맞춰 램프업(생산량 확대)하면서 전체 공급량을 2배 이상 늘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HBM3E 16단에 대해선 "상용화 수요는 없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검증 차원에서 샘플을 주요 고객사에 전달한 상태"라고 전했다. HBM4의 경우 "2025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기존 계획대로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맡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30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메모리 매출은 23조원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조9000억원으로 3조원대가 붕괴됐다.

연간으로 보면 매출은 111조700억원, 영업이익은 15조1200억원을 달성했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반도체 분야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실적 개선도 제한될 전망이다.

메모리는 모바일·PC 제품의 고객사 재고 조정이 이어지면서 고사양·고용량 제품 수요 대응을 위한 첨단 공정 전환을 가속화한다. D램의 경우 1b 나노 전환을 가속화하고 DDR5·LPDDR5X 공급 비중을 확대한다. 낸드는 V6에서 V8로 공정 전환을 진행한다. 서버용 V7 QLC SSD 판매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는 "DS부문은 상반기에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장기 경쟁력 강화와 고용량·고사양 제품의 포트폴리오 구축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며 "메모리는 2분기부터 메모리 수요가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D램과 낸드 모두 시장 수요에 맞춰 레거시 제품 비중을 줄이고 첨단 공정으로 전환을 가속화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