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칼럼]"딥시크 충격에도 美 증시 상승…네이버에도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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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칼럼]"딥시크 충격에도 美 증시 상승…네이버에도 기회"
김영민 토러스자산운용 대표
김영민 토러스자산운용 대표
김영민 토러스자산운용 대표이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나아갈 방향

2017년 1월에 이어 8년 만에 '트럼프 2기'가 시작되었다. 작년 11월 대통령 당선 확정 이후 미국 증시는 환호했다. 트럼프 정부의 규제 완화 정책 기대감과 공화당의 양원 지배로 정책 집행의 효율성에 대한 기대가 컸다.

반면 한국, 중국은 새로운 미국 정부의 관세 부과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작년 말까지 고전했지만, 올해부터 상승세로 전환했다. 관세가 예상보다 강하게 부과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실제 불법 입국자 강제 송환을 거부했던 콜롬비아에 25% 관세 부과를 예고했지만, 송환을 허용하자 하루 만에 관세는 없었던 일이 되었다. 캐나다와 멕시코에 2월 1일부로 25% 관세 부과를 공언하고 있지만 두 나라의 무역 조건 및 국경 강화 문제가 합의된다면 이도 큰 폭으로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

2.5% 보편 관세 문제도 10%에서 낮아진 숫자이고 유효 관세율은 이보다 낮을 것이다. 결국 트럼프 정부의 목표는 경제 성장과 자본 시장의 성장이고 이를 미국의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통해 달성하면서 무역 적자도 줄이고 싶어 한다. 이런 정책 달성은 정교함이 필요하고 인플레이션이 수반되어서 이를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올해 투자의 과제이다.

감세, 관세, 규제 완화, 물가 안정과 리쇼어링

트럼프 1기에 미국 법인세율이 35%에서 21%로 인하되었는데 이번 2기에는 이를 15%로 내리고 대신 부족한 세수를 관세로 대체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고율 관세는 부담이고 미국 현지 생산 시에는 인센티브가 제공되기 때문에 많은 글로벌 제조 기업들이 미국에 생산 기지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대만의 TSMC, 폭스콘, 한국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그리고 독일의 자동차 회사들이 대표적이다.

이는 미국의 세수 확대와 고용 창출로 이어지고 2년 후인 26년 미 의회 중간 선거에도 유리한 정책이다. 관세는 완화되겠지만 여전히 글로벌 공급망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 미국은 자국의 원유 및 가스 생산을 늘리고 석유수출기구(OPEC)의 원유 증산을 유도하고 있다.

파리 기후 협약 탈퇴를 이미 선언했고 친환경 에너지와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정책을 취소하는 등 전 세계적인 친환경 에너지 정책은 무시되고 있다. 은행 등 금융기관에 대한 재무 비율 규제도 대폭 완화가 예상되는데 이 모든 정책은 국내총생산(GDP) 및 고용 증가와 자산시장 활성화로 집중되고 있다.

역전이 기대되는 한국 증시


한국 증시의 24년 말 주가순자산비율(PBR)은 리세션 수준인 0.8배 이하로 내려갔다. 올 상반기에도 국내 정치는 안정되지 않고 트럼프의 관세 정책은 한국 경제에 어려움을 주겠지만 위 두 변수가 예상 범위 내에서 전개되고 한국 기업의 이익 환경이 개선된다면 작년의 과도한 하락을 역전시키며 예상외의 반전을 기대할 수 있다. 많은 경우 전년도의 큰 폭 하락은 이듬해 상승 폭을 더 키울 수 있다.

글로벌 기준으로 24년에는 데이터 센터나 공장 건설 등 B2B(기업 간 거래) 사이클은 양호했지만, PC, 스마트폰, 자동차 등 세트 및 내구소비재에 대한 수요가 주춤하면서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사이클은 저조했다.

한편 미 연준이 최근 4개월간 100bp 금리를 인하했고 미국 및 선진국의 증시가 상승하면서 올해는 B2C 싸이클이 상승 전환되어서 수출 중심인 한국 주요 기업들의 이익은 증가할 것이다. 전반적인 원화 약세는 한국 기업의 수출에 긍정적이고 고점 이후 하향 안정되고 있는 원달러 환율 환경은 외국인의 한국 투자에 유리한 국면이다.

산뜻한 출발 후 DeepSeek 충격

한국과 글로벌 증시는 미 신정부 출범과 더불어 1월을 상승 기조로 시작했다. 하지만 스위스 다보스의 세계경제포럼에서 중국의 오픈소스 인공지능(AI) 회사인 딥시크가 Open AI o1 모델 대비 동등한 성능의 훈련/추론 모델인 DeepSeek R1 모델을 매우 적은 비용으로 개발했다고 발표하면서, 이는 AI 업계에 큰 충격을 던져 주었고 미국 나스닥과 기술주의 폭락으로 이어지면서 투자가에게도 많은 고민을 던져 주었다.

즉 데이터 센터와 AI 알고리즘 투자에 대한 효율성, 소프트웨어(LLM 등)에 대한 범용성(일반상품화/민주화), 그리고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빅테크들이 여전히 AI 인프라(Infrastructure)에 크게 투자할 것인지 등에 대한 의문이다. 물론 실제 R1 모델에 더 많은 엔비디아 GPU가 사용되었을 수 있고, 소비자가 사용하게 되는 복잡한 추론(Inference) 모델에는 여전히 많은 수의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어서 인프라 투자 문제는 일방적으로 결론지을 수는 없다.

그럼에도 미국 대형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은 기존의 연산 능력 확대 외에도 알고리즘과 강화학습 심화에 노력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AI 모델 범용화로 적용 분야가 폭발적으로 증가해서 미국의 주요 플랫폼 회사뿐 아니라 전 산업으로 응용 및 맞춤형 AI가 확산될 전망이고 이는 전방위적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다.

DeepSeek 충격 이후의 한국 증시

한국 모든 기업들이 보유한 엔비디아 GPU 보유 수는 겨우 수천 개 정도여서 AI 소프트웨어 개발에 많은 어려움을 겪어 왔다. 한국 기업들이 강화 학습을 통해 훈련 및 생각(Training & Reasoning) 모델을 전문화해서 개발한다면 여전히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가 많이 있다. 삼성전자, 네이버 등 대형 소프트웨어 회사는 물론이고 다양한 분야의 국내 중소형 소프트웨어 회사도 적은 비용으로 AI 모델을 개발할 수 있는 좋은 민주화 기회가 주어졌고 이를 다양한 제조/서비스 업종에 활용할 것이다.

모델의 효율화/일반상품화/민주화로 고대역폭메모리(HBM)과 고성능 디램 단가가 하락하겠지만 판매 수량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요즘 많이 인용되는 제본스 역설(Jevons' Paradox)에 따르면 경제학에서 기술 진보로 자원의 가격이 하락하지만, 역으로 자원의 수요가 증가해서 결국에는 자원의 매출이 증가한다. 마찬가지로 AI칩/AI모델 가격의 하락으로 전체 AI칩/AI모델 산업의 매출은 장기적으로 큰 폭으로 증가가 예상된다.

2월 증시 전망 - 미국은 상반기에 상승세 지속

다우존스와 펀드스트랫 자료에 따르면 미국이 역사상 2년 연속 20% 이상 상승한 예는 1996년을 포함해서 5번이고 5년 연속 모두 상반기에 상승했다. 예외적인 2년 연속 강한 상승이 6개월 정도 더 이어지는 속성 때문인데 이는 트럼프 정부의 경기 부양에 대한 강한 의지와 부합된다.

그 이후 강한 상승에 대한 반작용으로 하반기는 쉬어갈 수 있으나 여전히 연간 적지 않은 상승으로 마감할 수 있고 내년에는 AI의 확산과 리쇼어링 가속화로 기업 이익이 증가하여 강세장으로 재진입이 예상되는 데 변수는 물가와 금리이다.

AI 산업은 하드웨어에 이어 소프트웨어의 약진이 기대된다. 금리 인하와 규제 완화로 금융주의 강세 지속이 기대되고 미국과 달리 국내 정치 불안으로 약세를 보여온 한국의 금융주에도 온기가 퍼져 나갈 수 있다.

글로벌 내구재/세트 수요 증가

주식 시장은 장기적으로 경제와 기업 이익을 적절하게 반영하지만, 중기적으로는 수급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주가는 사는 세력과 파는 세력이 교차하는 균형점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순환적인 경기주기를 갖는 글로벌 대형주들의 비중이 높아서 주가 싸이클의 주기가 짧고 상하 움직임의 폭이 크다. 여기에 수급의 수동적인 변수이자 단기 투자 성향인 개인 투자가의 투자 비중이 높아 주가의 중·단기 변동성이 증가된다.

따라서 수급의 주체적인 독립 변수인 외국인 투자자와 국민연금의 영향력이 매우 크고 이에 대한 분석이 매우 유효하다. 작년에 외인이 7월까지 누적 순매수 26조를 기록하며 코스피지수가 2900까지 상승한 이후 연말까지 25조를 팔았고 지수는 2400으로 마감했다. 이 중 90%는 예상보다 큰 폭으로 이익이 감소한 삼성전자 매도였다.

반면 하락 시 저가 매수를 노리던 자금은 상승 속도가 강한 미국 증시로 대거 이동했다. 국민연금 풋(하락으로 국내 주식 비중이 낮아지면 자동으로 매수 여력 증가)도 작동하지 않았는데 국민연금의 24년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이 15.4%여서 코스피지수가 낮지 않은 수준(24년 고점 2900)에서는 연중 저가 매수가 여의치 않았고 결국 11월 이후 코스피지수가 2400대로 하락하면서 2달간 4조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해 국민연금은 총자산 수익률이 12% 내외였을 것으로 전망되고 연말 자산 잔고도 약 1180조원 정도로 예상되는 데 올해 말에는 1250조에 이를 수 있고 올해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이 14.9%여서 기업 이익이 예상대로 상승한다면 국민연금의 매수 여력이 충분하다. 여기에 삼성전자의 10조 자사주 매입과 외인의 저가 매수가 더해지면 올해 한국 증시의 수급은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