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플'만 찾는 '젠지'…무너진 대학 상권
물가 상승과 고금리 여파가 지속되는 가운데서도 MZ세대 대표 상권인 뚝섬과 용산을 중심으로 임대료 상승세가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학 상권은 임대료가 하락하는 등 회복에 어려움을 겪으며 폐업률 상승으로 이어질 거란 우려가 나온다.

3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의 중대형 상가 임대료는 ㎡당 5만4,950원으로 전분기 대비 0.3% 올랐다. 1년 전과 비교해선 1.59% 상승했다.

중대형 상가는 3층 이상이거나 연면적이 330㎡를 초과하는 상가를 말한다.

뚝섬과 용산역 등 핫플 상권을 중심으로 유동인구와 매출 증가세가 임대료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 기간 뚝섬과 용산역 일대의 임대료는 각각 3.22%, 2.48% 올라 상승폭이 가팔랐다.

뚝섬은 연무장길이, 용산은 용리단길이 있어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이다.

반면 대학 상권의 상황은 다르다. 불황이 이어지고 젊은 인구가 줄어든 탓에 상권이 위축된 것이다.

한때 젊은 층의 상징이던 신촌·이대의 중대형 상가 임대료는 지난해 3분기 ㎡당 5만8천 원에서 4분기 5만7,860원으로 하락했다.

건대입구(6만5,510원→6만5,490원)와 경희대(4만8,640원→4만8,420원), 숙명여대(3만5,130원→3만5,070원) 등도 임대료가 떨어졌다.

지난해 4분기 서울의 공실률은 8.85%로 전분기(8.66%)보다 소폭 올랐다.

서울 도심에 속한 광화문(16.29%→14.81%)과 종로(7.01%→6.31%)는 공실률이 줄었고, 용산역(10.32%→9.75%)과 뚝섬(3.38%→2.96%)도 하락했다. 반면 신촌·이대(11.5%→12.9%)는 공실이 늘었다.

전문가들은 대학 상권이 위축된 배경으로 젊은 세대의 소비 행태 변화를 꼽는다.

물건을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으로 구매하려는 경향이 강하고, 서울 중심지에 백화점 등 대형 쇼핑몰이 생겨나면서 대학 상권이 위협받게 됐다는 것이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옛날처럼 대학가 주위 하숙집에 거주하는 대학생들이 많지 않다 보니 구매 주체들이 과거보다 약해졌다"며 "임대료를 낮춘다고 해서 젊은 인구들이 몰려들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젊은 인구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과거처럼 대학 상권이 크게 활성화되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신재근기자 jkluv@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