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소촌동 금호타이어 공장 전경. 한경DB
광주 소촌동 금호타이어 공장 전경. 한경DB
금호타이어가 성과급 때문에 임직원 간 갈등을 겪고 있다. 지난해 일반 직원에게 선(先)지급한 2023년분 성과급을 최근 임원들에게 뒤늦게 준 것이 발단이 됐다. 직원들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되는데도 별도 성과급이 없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이번 설 명절을 앞두고 임원 50여 명에게 총 21억원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이를 노동조합과 직원들이 문제 삼았다. 노조는 사측에 직원들에게도 명절 전 성과급을 지급해달라고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노조 관계자는 “일반 직원들은 성과급을 받지 못한 것에 불만과 박탈감이 크다”고 했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가을께 일반 직원에게 지급한 2023년 치 성과급을 임원들에게는 뒤늦게 준 것이며 직원들을 배제한 게 아니다”고 설명했다.

금호타이어가 성과급을 놓고 갈등을 겪기 시작한 것은 최근 일이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2019년을 제외하고 매해 적자를 기록했다. 그러다 전기차용 타이어와 겨울용 타이어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비중이 늘어나면서 2022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엔 3분기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조2914억원, 4373억원으로 집계됐다. 4분기도 비슷한 상황임을 감안하면 지난해 금호타이어 실적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노조는 지난해 8월에도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하며 부분 파업에 나섰다. 당시 사측은 격려금 500만원 지급, 기본급 3% 인상 등을 제시해 총파업을 가까스로 막았으나 따로 성과급 지급에 대한 결정은 없었다. 금호타이어는 이르면 올해 4월부터 시작될 임금단체협상에서 성과급 지급 여부를 노조 측과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