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타' 통과 작년의 12배…경기 침체에 SOC 속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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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연초 8.7兆 사업 통과SOC 예산 70% 상반기 집행
5조 규모 영월~삼척 고속도로
인천~서울 지하道 건설 등 5건
지역숙원 사업 … "파급효과 커"
건설투자 부진, 성장률 갉아먹어
고용과 내수경기 진작 카드로
5조 규모 영월~삼척 고속도로
인천~서울 지하道 건설 등 5건
지역숙원 사업 … "파급효과 커"
건설투자 부진, 성장률 갉아먹어
고용과 내수경기 진작 카드로
정부가 경기 부진과 성장률 하락에 대응하기 위해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첫 번째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8조원 넘는 SOC 사업을 통과시켰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2배 이상 큰 규모다. 정부는 올해 계획한 SOC 예산의 절반을 1분기에 집행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부진한 건설 투자가 경제 성장과 고용을 갉아먹자 SOC 사업에서 속도전을 벌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내 착공하자”…들썩이는 지역사회
31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가 지난 23일 연 ‘2025년 제1차 재정사업평가위원회’에서 8조7175억원 규모의 SOC 사업이 예타를 통과했다. 지난해 1차 재정사업평가위 당시 예타 통과 사업(7085억원)에 비해 12배 이상 많다. 예타를 검증하는 재정사업평가위는 통상 한 해 8차까지 열린다. 이를 고려하면 올해 예타 문턱을 넘어서는 사업은 지난해 전체 규모(12조848억원)를 큰 폭으로 웃돌 전망이다.
예타는 사업비가 500억원 이상이면서 재정 지원 규모가 300억원 이상인 사업의 타당성을 사전에 검토하는 제도다. 선심성 사업으로 비판받는 예타 면제 사업과 달리 경제성이 상당한 사업을 추린다.
이번에 예타를 통과한 사업은 영월~삼척 고속도로 건설(사업비 5조6167억원), 인천~서울 지하고속도로 건설(1조3780억원), 형산강 하천환경정비사업(8028억원), 서해선~경부고속선 연결선 사업(7229억원), 대구 황금동~범안삼거리 도로 건설(1981억원) 등 5건이다. 모두 지역 숙원 사업으로 지역 경제에 상당한 파급효과를 불러올 전망이다.
가장 규모가 큰 영월~삼척 고속도로 건설은 강원 남부 지역의 28년 숙원 사업으로 꼽힌다. 영월읍과 삼척시 등봉동을 잇는 왕복 4차로 도로를 신설하는 내용으로 강원 역사상 최대 SOC 사업이다. 강원도 산하 정책연구기관인 강원연구원은 이 사업의 경제유발 효과를 16조3000억원, 고용유발 효과를 4만7000명으로 추산했다. 지역사회는 들썩이고 있다. 연내 착공해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강원도의회는 고속도로 조기 착공·개통을 위한 활동에 들어갔다.
경인고속도로 지하화도 인천시민의 숙원 사업이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예타 통과 후 “관계 기관과 협력해 지하화 사업을 신속하게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2년째 건설경기 뒷걸음질에 SOC 카드
정부는 이미 배정된 SOC 예산도 속전속결로 집행할 방침이다. 국토부는 올해 SOC 예산의 약 70%인 12조원을 상반기에 조기 집행하기로 했다. 도로 예산 2조5000억원(연간 예산 4조2000억원)과 철도 예산 2조1000억원(연간 4조1000억원)을 1분기 집행한다는 방침이다. 공공기관 예산도 LH(한국토지주택공사) 12조3000억원, 철도공단 3조5000억원, 도로공사 2조7000억원 등 57%를 상반기에 집행한다.
정부가 SOC 투자의 속도를 높이는 건 부진한 건설 투자가 성장률과 고용을 갉아 먹고 있어서다. 치솟은 금리와 원자재 가격 상승 부담에 토목·주택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지난해 건설투자 증가율은 -2.7%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건설투자 부진으로 지난해 성장률이 0.4%포인트가량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한국 경제 성장률은 잠재성장률 수준인 2.0%에 그쳤다. 이 같은 추세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정부는 올해 건설투자 증가율을 -1.3%로 전망했다.
건설투자 부진은 고용과 내수경기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한은 산업연관표에 따르면 건설업의 취업유발계수는 10.5명으로 전 산업 평균(9.7명)을 웃돈다. 취업유발계수는 10억원 규모를 추가로 투입할 때 직·간접적으로 창출되는 취업자 수를 뜻한다. 지난해 건설업 취업자는 206만5000명으로 전년 대비 4만9000명 줄었다. 2013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감소 폭이 가장 컸다.
기재부 관계자는 “정치권에서 추가경정예산 편성 논의가 한창이지만 정부는 추경보다 SOC 예산 등의 조기 집행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연내 착공하자”…들썩이는 지역사회
예타는 사업비가 500억원 이상이면서 재정 지원 규모가 300억원 이상인 사업의 타당성을 사전에 검토하는 제도다. 선심성 사업으로 비판받는 예타 면제 사업과 달리 경제성이 상당한 사업을 추린다.
이번에 예타를 통과한 사업은 영월~삼척 고속도로 건설(사업비 5조6167억원), 인천~서울 지하고속도로 건설(1조3780억원), 형산강 하천환경정비사업(8028억원), 서해선~경부고속선 연결선 사업(7229억원), 대구 황금동~범안삼거리 도로 건설(1981억원) 등 5건이다. 모두 지역 숙원 사업으로 지역 경제에 상당한 파급효과를 불러올 전망이다.
경인고속도로 지하화도 인천시민의 숙원 사업이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예타 통과 후 “관계 기관과 협력해 지하화 사업을 신속하게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2년째 건설경기 뒷걸음질에 SOC 카드
정부가 SOC 투자의 속도를 높이는 건 부진한 건설 투자가 성장률과 고용을 갉아 먹고 있어서다. 치솟은 금리와 원자재 가격 상승 부담에 토목·주택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지난해 건설투자 증가율은 -2.7%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건설투자 부진으로 지난해 성장률이 0.4%포인트가량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한국 경제 성장률은 잠재성장률 수준인 2.0%에 그쳤다. 이 같은 추세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정부는 올해 건설투자 증가율을 -1.3%로 전망했다.
건설투자 부진은 고용과 내수경기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한은 산업연관표에 따르면 건설업의 취업유발계수는 10.5명으로 전 산업 평균(9.7명)을 웃돈다. 취업유발계수는 10억원 규모를 추가로 투입할 때 직·간접적으로 창출되는 취업자 수를 뜻한다. 지난해 건설업 취업자는 206만5000명으로 전년 대비 4만9000명 줄었다. 2013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감소 폭이 가장 컸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