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수사한 FBI 요원들, 무더기 해고 위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담당했던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을 면직할 예정이라고 미국 언론매체들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P통신은 이것이 현실이 된다면 백악관으로부터 수사 독립을 유지해 온 FBI의 역사적 전통이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AP통신은 면직 대상이 몇 명일지는 확실치 않지만 트럼프 수사를 담당한 FBI 요원들은 수십∼수백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2021년 1월 6일 발생한 연방의회의사당 폭동 사태 피의자들 수사를 담당한 검사들과 요원들의 명단을 제출하라는 지시가 이번 주 연방검사장들에게 내려졌다는 점도 전했다.



또한 워싱턴DC 지역 임시 연방검사장인 에드 마틴이 의회의사당 폭동 사건 피의자들의 수사를 담당했던 약 30명의 검사를 면직했다고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이 규모는 워싱턴DC 연방검찰청 검사 수의 약 8%에 해당한다. 면직 통보는 지난달 31일 오후 5시(미국 동부시간)께 이뤄졌다.

FBI요원협의회는 "국가안보상 위협과 범죄의 위협으로부터 나라를 보호하는 FBI의 역량이 심각하게 약화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WP는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이 면직 대상을 추리고 있으며, 그 대상이 수백명에 이를 수 있다고 전했다.

FBI 국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브라이언 드리스컬의 거부에도 불구하고 면직 추진이 강행되고 있다고 WP와 AP가 전했다.

지난달 27일에는 제임스 맥헨리 3세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이 잭 스미스 특별검사팀에서 트럼프의 2020년 대선 패배 뒤집기 시도와 국가기밀 유출 사건을 수사했던 간부들과 검사들을 면직했다.

당시 맥헨리 대행은 면직 사유에 대해 "이들이 대통령의 의제를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신뢰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의사당 폭동 사건 수사를 담당했던 검사들에 대한 감찰도 지시했다.

스미스 특별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작년 11월 당선되자 현직 대통령에 대한 기소를 불허하는 법무부 정책에 따라 기소를 포기했고, 트럼프 2기 취임 직전 사퇴했다.

FBI 국장 지명자인 캐시 파텔은 지난달 30일 상원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트럼프 수사를 맡았던 FBI 요원들을 처벌하려는 계획을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아는 바가 없다며 "모든 FBI 직원들은 정치적 보복으로부터 보호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박근아기자 twilight1093@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