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시급한 K-2 전차 추가 전력화
현재 한국군이 보유한 K-1 계열 전차(K-1, K-1E1, K-1A2 등 총 1500여 대)는 1987년 최초로 전력화한 이후 40여 년이 다 되어 가는 무기체계다. K-1에서 K-1E1, K-1A2로 성능 개량이 이뤄졌지만 북한 및 세계 각국의 전차 발전 추세에 비춰볼 때 기술적으로 다소 진부하다. 북한의 M-2020 그리고 개발 중인 영국의 챌린저 3, 러시아의 T-14 및 KF-51, 독일의 레오파르트 2A7 등은 120㎜ 이상의 주포, 복합 재질의 장갑 방호력, 능동방어체계(APS), 자동화한 첨단 사격제어 및 통신 시스템 등 K-1 계열 전차 대비 월등한 장비 성능을 갖추고 있다.

전차 3500대가량을 보유한 북한군의 주력 전차는 천마호, 폭풍호지만 2020년 열병식 때 최초로 공개된 신형 전차 M-2020은 3년 뒤인 2023년 열병식 때 성능 개량 주포, 복합 장갑, 능동방어체계, 외부 광학카메라, 레이저 유도 불새-3(사거리 8㎞) 등을 장착하고 나타나 한국군 대전차 전력에 상당한 위협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한국군이 보유한 신형 K-2 전차 정도면 충분히 대응이 가능하지만, 야전에 배치된 수량이 너무 부족한 게 문제다. 따라서 K-1 계열 전차 노후화에 따른 취약성을 고려해 K-2 전차 중심으로 신속히 전환해 전투 대비 태세를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 우선순위에 따른 전력화 방안을 제시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기동군단 예하 수도기계화보병사단이 보유한 K-1A2는 3~5년 안에 대부분 K-2 전차로 전환될 예정이다. 하지만 1개 대대는 K-1A2를 계속 보유하게 되는데 이것도 K-2 전차로 교체해 공세적 전투력 운용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장기적 차원에서 기동군단 예하 기동사단의 전차대대 편성을 3개 대대형에서 4개 대대형으로 전환하는 것도 고민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는 기동사단의 전투력을 배가하고, 작전 간 운용의 융통성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둘째, 해병대 1사단은 K-1A2, 2사단은 K-1E1 전차를 운용하고 있다. 평시 적 도발 위협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전시 공격작전 임무를 조기에 종결하기 위해서는 1사단과 2사단의 기갑 전력을 K-1 계열에서 신형 K-2 전차로 완전히 전환해야 한다. 2사단이 보유한 K-1E1을 K-2 전차로 대체하는 작업을 우선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

셋째, 육군은 군단 중심의 작전수행체계를 정착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군단 중심의 결정적 작전 수행 시 자체 기계화 전력의 공세적 운용이 제한되는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군단의 핵심 전력인 기갑여단만큼은 반드시 K-2 전차로 전력화해야 한다. 북한군이 신형 전차로 쓸고 내려올 전방 주요 축선(1·5군단)에 위치한 4개 기갑여단부터 K-2 전차를 단계적으로 전력화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미국, 러시아 및 유럽 주요 국가는 혁신적인 차세대 주력 전차 개발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이는 지상전에서 전차의 위상, 즉 효용가치라는 것이 지상전 교리 자체가 바뀌지 않는 한 여전할 것이기 때문이다. 제공권을 장악당한 공세적 전투력 운용에서 전차의 역할을 대신할 전력은 사실상 없고 또 전차가 있을 때와 없을 때 용사들이 전장에서 받는 심리적 영향은 실로 엄청나다.

이런 점을 감안해 한국군도 K-2 전차 추가 전력화 및 성능 개량을 동시에 수행하면서 미래전 대비 화력·기동력·파괴력을 대폭 강화한 혁신적인 차세대 전차 연구개발에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