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의 마지막 남은 B767-300. / 사진=ATIS
아시아나항공의 마지막 남은 B767-300. / 사진=ATIS
아시아나항공의 최고령 항공기인 보잉 767-300이 다음달 퇴역한다. 아시아나항공은 노후화된 항공기를 처분하는 대신 고효율의 에어버스(321 네오) 최신 기재를 도입한다.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에 인수된 후 항공기를 교체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친환경 고효율 기재로 단순화’하겠다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 전략이 아시아나항공에도 이전되고 있다는 평가다.

○에어버스 친환경 항공기 도입


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B767-300은 다음달 퇴역 수순을 밟을 예정이다. B767-300은 1998년 3월에 제작해 다음달이면 기령 27년에 도달하는 아시아나항공의 최고령 항공기다. 국내에서 운항 중인 마지막 B767-300 여객기기도 하다.

아시아나항공은 당초 지난해 말 B767-300을 처분하려고 했으나 신규 항공기 도입 시점이 늦어지면서 이를 미룬 것으로 전해진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달 A321 네오(NEO)를 인계할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버스사 항공사 보유 비중이 70%에 달하는 아시아나항공은 기재를 단순화해 정비 등에서 수익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 후 이뤄지는 첫 기재 교체라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보잉 항공기 비중이 67% 정도로 훨씬 더 높지만, 아시아나항공과 통합을 앞두고 에어버스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3년 뒤 통합 항공사 출범을 앞두고 항공기 종류 단순화해 운영 효율성을 높이려는 조 회장의 실용 경영 전략에 따른 것이다. 지난 2023년 에어버스와 A321 네오 항공기 20대 주문 계약을 체결했으며 작년 4월엔 A350 33대를 계약했다. 항공기 기종을 단순화하면 정비와 승무원 훈련 등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일 수 있고, 대체 항공편 마련이나 노선 증편 등에도 편리하다. 친환경 항공기는 연료 효율도 더 높다.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A321 네오 1대만 도입하고 B747-400 화물기 등 18대를 처분하겠다는 내부 계획을 세웠다. 올해 상반기 에어인천에 화물 사업부 매각 절차를 마치면서 항공기를 모두 전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올해 말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여객기는 지난해 말 83대(화물 13대 포함)에서 65대 수준으로 줄어든다. 대한항공의 보유 항공기는 165대(여객 142대)다.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B767


국내 남은 유일한 B767-300은 최근엔 보기 힘든 2-3-2 배열로 290명 탑승할 수 있다. 현재는 주로 김포~제주 등 국내선에서 주로 운행 중이다. 쌍발기(엔진 2개) 항공기인 B767-300은 1980년대 등장해 사발기(엔진 4개)로만 운행하던 태평양을 횡단하며 높은 효율성으로 주목받았다.

아시아나항공의 B767-300은 비교적 최근에 제작해 아직 운행할 수 있었지만, 이젠 노후화해 해체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통상 항공기는 기령 20년이 넘으면 노후 항공기라고 불리고, 30년이 넘으면 퇴역 조치를 해야 한다. 지난해 기준 글로벌 항공기 평균 나이(기령)은 14.8년 정도다. 국토교통부 항공기술정보시스템(ATIS)에 따르면 이번 교체작업이 이뤄지면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여객 항공기 기령은 9.4년에서 9.0년으로 낮아지게 된다.

새로 도입하는 친환경 항공기인 A321 네오는 최대 188석이다. 기존 B767-300을 대처하기엔 좌석 수가 적지만 A321 네오는 기존 1세대 A321보다 연료 효율성이 15%가량 개선돼 친환경 항공기로 불린다. 아시아나항공은 A321 네오 내부를 180석 및 188석으로 꾸며 운영하고 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