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높아서 관세 위협 계속"…그래도 '사라'는 월가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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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어제(9일) 슈퍼볼을 보러 뉴올리언스로 가면서 10일 철강과 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부과할 것이며, 화~수요일 상호관세를 발표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위협에도 불구하고 10일(미 동부시간) 뉴욕 증시는 월요일 시장으로는 몇 주 만에 처음으로 상승했습니다. 상호관세가 보편관세를 대체할 것이란 관측이 강해진 덕분입니다. 보편관세의 규모가 훨씬 더 크고 부정적이기 때문입니다. 지난주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1월) 조사에서 인플레이션 기대가 치솟은 것으로 나왔었는데요. 오늘 뉴욕 연방은행 조사에서는 인플레 기대가 안정된 것도 시장에 도움이 됐습니다. 내일부터 이틀간 미 중앙은행(Fed)의 제롬 파월 의장이 의회 증언에 나서고, 수요일부터는 소비자물가(CPI) 등 물가 데이터가 줄 잇는 만큼 전반적으로는 조심스러운 투자자들이 많았습니다.
① 계속되는 관세 위협
트럼프 대통령은 시장의 관세 우려를 계속 자극하고 있습니다. 지난 금요일 이번 주 상호관세를 발표하겠다고 한 데 이어 어제는 모든 철강·알루미늄 수입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발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백악관은 이번 관세는 트럼프 1기 때 국가안보를 이유로 부과한 철강(25%)·알루미늄(10%) 등 기존 관세에 추가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첫 번째는 이민 및 마약 밀수 문제로 캐나다, 멕시코, 중국, 콜롬비아에 위협한 것과 같은 '징벌적 관세'입니다. 두 번째는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관세"입니다. 모레노는 "그 관세는 전화 몇 통으로 피할 수 없다. 그건 현실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철강 알루미늄 관세 같은 게 이런 것이죠. 세 번째는 보편관세입니다. 보편관세는 트럼프가 추진 중인 감세로 줄어들 수 있는 세수를 보완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러나 무차별적인 관세로 인해 부정적 효과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상호관세 얘기가 나오는 것일 수 있습니다. 모레노 의원이 설명한 것 외에 하나가 더 있을 수 있습니다. 바로 중국에 대한 관세입니다. 패권 전쟁 중인 중국에 대한 공격은 계속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그래서 지난 3일부터 중국에 대한 관세를 10%포인트 높였을 때도 월가는 놀라지 않았습니다. 중국은 오늘부터 미국산 에너지 등에 대해 최대 15% 관세 부과를 시작했습니다.
관세 위협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걱정으로 이어집니다. 지난주 금요일 발표된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에서 1년 인플레이션 기대가 4.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뉴욕 증시 하락의 빌미가 됐었습니다. 인플레 기대는 작년 11월 2.8%였는데, 12월 3.3%, 1월 4.3%까지 두 달 동안 무려 1.5%포인트가 올라간 탓이었습니다. 미시간대는 "인플레 기대 급등은 관세 정책의 부정적 영향을 피하기에는 너무 늦었을 수 있다는 소비자 인식 때문"이라고 설명했었습니다.
야데니 리서치는 "기대 인플레이션의 급등은 미 중앙은행(Fed)이 조만간 기준 금리를 다시 인하할 가능성을 줄인다. 현재로서는 우리는 2025년 Fed가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것이란 예상에 머물러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Fed의 파월 의장이 내일과 모레 상하원 청문회에 나가는데요. 통상 시장은 첫날 상원 발언을 듣고 둘째 날 발언은 지나치는 경향이 있습니다. 게다가 적어도 6월까지는 금리를 동결할 것이기 때문에 시장에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요. 그는 Fed가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고 반복할 것입니다. 하지만 둘째 날인 수요일 아침에 CPI가 나오기 때문에 파월의 둘째 날 발언이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도이치뱅크는 "하원 청문회가 CPI 발표 다음에 있어서 시장 관심이 첫날과 둘째 날 모두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관세 위협과 이민 통제 등 트럼프의 정책과 인플레이션 걱정, 그리고 Fed의 금리 동결 등으로 인해 미국의 성장이 느려질 수 있다는 분석들도 조금씩 나오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이민 제한으로 인해 올해 이민이 연 75만 명까지 감소하면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3~0.4%포인트 깎이리라 추정했습니다. 최근 몇 년간 300만 명 안팎이 들어왔던 것에 비하면 4분의 1 정도로 줄어드는 것이죠. 골드만은 불법 이민자가 전체 노동력의 약 5%를 차지하고, 조경 및 건축 서비스 등 특정 산업에서는 이 비율이 5분의 1에 달한다고 추정하면서 "집중적인 이민 단속으로 인해 불법 이민자들이 일하러 가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고용주들이 그들을 고용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경우, 경제적 결과는 더 심각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블랙록의 릭 리더 글로벌 채권 최고투자책임자는 "Fed의 금리 인하 사이클 재개 논의를 촉발하려면 두 개의 약한 고용보고서가 필요할 것"이라면서도 "관세와 이민 단속을 포함한 트럼프의 정책을 둘러싼 위험이 전망을 흐릿하게 만든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Fed가 고용, 인플레이션 데이터에 주목하는 동안, 우리는 또한 뉴스 흐름과 이런 사건에 대한 경제적 반향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본다. 그래야 Fed와 시장이 금리가 중립적 수준에 가까워졌다고 확신할 수 있는 시점을 파악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실제 금요일 발표될 1월 소매판매는 변동성이 높은 자동차를 제외하면 전월보다 0.3%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12월에는 0.4% 올랐었죠. 이런 강한 소비는 고용이 버텨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1월 고용보고서에서는 신규 고용이 14만3000개 늘어났고 실업률은 4.0%로 떨어졌습니다. 오늘 콘퍼런스보드가 발표한 1월 고용추세지수(ETI)는 전월 109.23에서 108.35로 둔화했지만 걱정할 수준은 아닙니다. 콘퍼런스보드의 미셸 반스 이코노미스트는 "ETI는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인 후 1월에 약간 하락했다. 지수는 작년 늦여름 이후로 대체로 옆으로 움직이고 있다. 추세가 둔화하고 있지만 노동 시장은 '여전히 회복력이 있다'라는 것을 시사하는 다양한 데이터에 부합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시장이 높은 수준에서 잘 버티면 무역 위협은 더욱 강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도이치뱅크의 빙키 차다 전략가도 관세에 대한 증시 회복력은 추가적인 무역 확대를 초래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주식 시장이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둘 다 이런 증시 매도가 발생하면 매수할 만하다고 권합니다. 도이치뱅크는 "이렇게 나타나는 후퇴에는 지정학적 충격에 따른 조정 시 플레이북과 같은 대응이 필요하다. 지정학적 충격은 역사적으로 급격하지만 단명하는 매도세를 보였고, 사건이 계속되더라도 주식은 일반적으로 바닥을 치고 긴장이 완화하기 전에 이미 손실을 회복한다. 이런 시나리오에서 주식은 일반적으로 6~8% 약세를 나타내며 3주 동안 하락세를 보이지만, 이후 3주 동안 강세를 회복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에버코어ISI는 "무역 전쟁 II를 대비하는 핵심 전략은 단기 변동성을 견디면서 추가 상승을 준비하는 것이다. AI 주식 중 AI 인프라(AI Enablers)기업, 도입 기업(Adopters), 혁신 기업(Adapters)에 대한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 연말 S&P500 목표 6800을 위한 핵심 전략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렇게 관세 위협은 단기적일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많아서 주가가 잘 버티고 있는 것인지 모릅니다. 결국, S&P500 지수는 0.67%, 나스닥은 0.98% 상승했고 다우는 0.38% 올랐습니다.
이는 2주 전 딥시크 충격에 시장이 흔들릴 때 주식을 대거 매도한 것으로 나타난 헤지펀드 등이 다시 주식을 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당시 개인 투자자들이 매수에 나섰지만, 헤지펀드 등 기관은 기술주를 매도했었죠. 골드만삭스의 프라임브로커리지는 "헤지펀드 고객들이 5주 연속으로 매도한 뒤 지난주 주식 매수로 전환했으며, 2021년 12월 이후 3년 만에 가장 큰 주간 순매수를 기록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이런 활동은 "IT 부문에서 가장 많았는데 숏커버(공매도 주식을 되사서 포지션을 없애는 것)와 롱(매수)이 1.5 대 1 수준으로 이뤄졌다. 소프트웨어와 반도체 주식을 주로 사들였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철강 알루미늄 관세에 US스틸(4.8%), 클리블랜드클립스(17.93%), 누코(5.58%), 알코아(2.2%) 등 관련주들이 모두 급등했습니다. 관세가 부과되면 수입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으며, 미국 기업들은 가격을 올릴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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