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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선생님 평소에도 이상했다더라"…대전 초교 앞 흉흉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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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 초등학교 인근 주민·학생들 '눈물'
    추모하는 어린 학생 위해 무료 국화 나눔도
    "매년 하반기 상습적으로 병가 냈다더라"
    교내 피살 사건이 발생한 대전의 한 초등학교 재학생이 피해 학생을 추모하는 모습. /사진=이민형 기자
    교내 피살 사건이 발생한 대전의 한 초등학교 재학생이 피해 학생을 추모하는 모습. /사진=이민형 기자
    "가끔 마주칠 때마다 인사하면 반갑게 받아주던 착한 친구였어요."

    11일 오후 12시께 초등학생 흉기 살해 사건이 발생한 대전 모 초등학교 앞에서 만난 진모 군(10)은 피해 학생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해당 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진 군은 "어제 뉴스 보고 놀라서 마음속으로 '좋은 곳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기도했다"면서 "학교 친구들이 다들 무서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학교 안에서 학생이 변을 당한 이번 사건 현장에는 어린 학생들의 추모 발길이 이어졌다. 묵념하는 인근 주민들 틈에서 국화를 헌화하던 오 모 양(13)은 "친구 동생의 친구가 이렇게 됐다는 게 너무 속상해서 엄마한테 말하고 찾아왔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교내 피살 사건이 발생한 대전의 한 초등학교 입구에 놓인 헌화 물품들. /사진=이민형 기자
    교내 피살 사건이 발생한 대전의 한 초등학교 입구에 놓인 헌화 물품들. /사진=이민형 기자
    몇몇 시민은 현장을 멍하니 바라보다 눈물을 훔쳤다. 학교 입구를 떠나지 못하고 서성이던 인근 주민 김미옥(63) 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나쁜 거 잊고, 미운 거 잊으라고 기도했다"며 "너무 어린 나이 아니냐. 좋은 데 가서 걱정 없이 지내길 빈다"고 말했다.

    해당 학교 학생들이 평소 수업이 끝나고 음식을 사 먹거나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는 공간인 인근 광장 주변 상인들은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한 문구점 직원 A 씨는 "선생이 제자한테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가 있나. 아무리 정신이 온전치 못하더라도 그럴 수는 없는 일"이라며 분노했다. 그는 어린 학생들이 헌화하면서 추모하고 있다는 말을 듣자 눈시울이 붉어지며 착잡한 마음을 전했다.

    A 씨는 "아까 4학년 아이들 2명이 왔길래 '그 선생 대체 왜 그랬냐'고 물어봤더니 '그 선생님 평소에도 이상했어요'라고 그러더라"며 "세상이 어떻게 이러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내 피살 사건이 발생한 대전 초등학교 인근 꽃집에서 헌화할 국화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이민형 기자
    교내 피살 사건이 발생한 대전 초등학교 인근 꽃집에서 헌화할 국화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이민형 기자
    추모하는 어린 학생들과 인근 주민들을 위해 국화를 무료로 제공하는 꽃집도 있었다. 가게로 들어서자 곧바로 국화를 나눠주려던 인근 꽃집 주인 B 씨는 "학생들이 사가기 어려울 수 있으니까 (무료로 가져가라고) 입구 앞에 국화를 뒀다"며 "조금 전에 사 와서 놓아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B 씨와 대화를 나누던 와중에도 헌화를 위해 국화를 구매하러 온 주민의 발길이 이어졌다.

    B 씨는 조심스럽게 "가해 교사가 저희 친척 아이의 담임 교사였다. 매년 하반기에 병가를 상습적으로 냈다고 들었다"며 "그래서 대신할 담임 교사가 계속 오셨다고 들었다"고 부연했다.

    시민들은 피해자가 어린 학생인 만큼 간식거리와 함께 헌화하거나, 꽃다발에 인형을 함께 넣기도 했다.

    인근의 다른 꽃집 주인 C 씨는 "주민분들이 추모하려고 소국을 사러 오셨고 어린아이도 혼자 와서 사 갔다"며 "9살~10살 정도 돼 보이는 아이들이었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11시 대전시교육청은 긴급 브리핑을 통해 교내 피살 사건과 관련해 오는 14일까지를 애도 기간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교육청에 따르면 가해 교사는 정신적 문제로 휴직했다가 지난해 12월 복직해 교과전담 교사로 근무 중이었다. 해당 교사는 사건 발생 나흘 전인 지난 6일 동료 교사의 팔을 꺾거나 컴퓨터를 파손하는 등 폭력적 행동을 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은 우울증이 있는 교사가 다시 복직한 것에 대해 울분을 토했다.

    대전=이민형 한경닷컴 기자 mean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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