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성 착취방 '목사방' 총책 김녹완 / 사진=뉴스1
텔레그램 성 착취방 '목사방' 총책 김녹완 / 사진=뉴스1
12일 구속기소 된 사이버성폭력 범죄집단 '자경단' 총책 김녹완(33)은 '목사'와 '오프남' 1인 2역을 하면서 피해자들을 지배했고, 일부 피해자는 조직원으로 포섭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자경단 특별수사팀(팀장 김지혜 여성·아동범죄조사1부장)이 이날 발표한 수사 결과에 따르면 자경단은 조직을 총괄하는 김녹완 일명 '목사' 아래 '집사', '전도사', '예비 전도사' 등의 직책을 부여하는 피라미드 구조로 운영됐다.

'전도사'는 포섭한 사람들을 김녹완에게 연결해주는 역할을 했고, 김녹완의 지시 사항인 협박과 성착취물 제작, 유사 성폭행, '박제 채널' 생성 및 홍보 등을 수행했다.

'전도사'가 피해자 10명 이상을 포섭하면 '집사'로 승급하는 구조지만, 실제 집사에 해당하는 사람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예비 전도사'는 '전도사'들로부터 피해자 포섭 방법 등을 교육받은 뒤 대상자를 물색했다.

이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지인의 허위 영상물 제작을 의뢰하는 남성이나 음란 사진 등을 올리는 여성 등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출처=서울경찰청 제공
출처=서울경찰청 제공
남성들에게 지인 인적 사항과 합성물을 넘겨받은 뒤 '성범죄자이니 신상을 유포하겠다'면서 반성문과 신분증, 나체 사진·영상을 요구했다.

나체 사진을 받은 후에는 이를 유포하겠다며 협박했고, 피해자 10명을 데려오면 사진 등을 지우고 풀어주는 이른바 '졸업'을 시켜주겠다며 이들을 '전도사'로 포섭하기도 했다.

SNS에 신체 사진을 올리거나 조건만남 등을 하는 여성에게는 '조건만남 사실을 알리고 신상을 유포하겠다'며 남성과 마찬가지로 신분증과 나체사진 등을 요구했다.

이후 이를 빌미로 수위가 높은 사진이나 영상을 요구하거나 성폭행까지 저질렀다고 검찰은 전했다.

김녹완은 일부 미성년자 피해자에게 노예 졸업을 위해서는 '오프남'과 성관계를 해야 한다고 강요했는데, 자신이 '오프남'으로 1인 2역을 하면서 피해자들을 성폭행하고 촬영했다.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김녹완은 자경단에서는 조직 꼭대기에서 군림했다. 피해자들을 자신의 지배하에 두고 '노예' 상태로 만들었고, 지시에 불응할 경우 대소변을 먹게 하거나 나체 사진을 찍게 하는 등 가학적인 행위도 서슴지 않았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