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직원이 김을 굽고 있다. 사진=뉴스1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직원이 김을 굽고 있다. 사진=뉴스1
마른김 가격이 장당 145원을 넘어서며 고공행진하고 있지만, 김의 원재료인 물김은 지난달에만 6000t 가까이 버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수협중앙회에 따르면 지난달 전남·전북·경인·충남·부산의 산지 위판장에서 폐기된 물김은 모두 5989t으로 집계됐다. 전남에서만 5296t이 버려졌고, 경인 386t, 전북 208t, 충남 73t, 부산 26t 순이었다.

물김 폐기량이 늘어난 것은 해양수산부의 신규 양식장 허가, 불법 물김 양식 성행 등의 영향으로 올해 생산량이 김 가공 업체의 수요를 웃돌았기 때문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은 지난달 전남에서 생산된 물김이 전년 동기 대비 17.6% 늘었고, 부산과 충남에선 각각 76.9%, 64.9%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이달 생산량도 전년 동기 대비 26.8% 많을 것으로 내다봤다.

수협중앙회 측은 "김 수출이 늘고 가격도 오르니 물김 양식에 나선 어민이 크게 늘었다"며 "무허가 양식장에서 불법으로 김을 양식하는 어민도 많아져 생산량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부산 강서구 신호동 부경신항수협 수산물위판장에서 갓 수확한 물김 경매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스1
부산 강서구 신호동 부경신항수협 수산물위판장에서 갓 수확한 물김 경매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스1
마른김 가격은 평년의 1.5배 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원재료인 물김은 공급이 수요를 웃돌면서 가격이 반토막 났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전날 기준 마른김 가격은 장당 145원으로 평년보다 55.5% 비싸다. 전년 대비로도 31.9% 올랐다.

반대로 지난 1월 한 달 동안 위판된 물김 가격은 ㎏당 평균 762원에 그쳐 전년 1655원 대비 54% 하락했다.

해수부는 물김 폐기를 줄이고 김을 안정적으로 수급하기 위해 전남 물김 양식 어가를 대상으로 계약재배를 시범 도입하는 방안을 지역수협과 검토하고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상황이 급한 만큼 계약재배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다만 수산물을 계약재배했던 경험이 없기 때문에 구체적인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